경기불황 속 졸업식, 꽃다발 대신 비누꽃·선물로 대체
화훼농가 도산 늘어, 1인당 꽃 소비액 10년간 30%이상 감소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졸업식에서 생화 꽃다발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신 비누 꽃이나 사탕 꽃, 조화, 또는 다른 공예품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공사 화훼공판장이 1월 21일부터 2월 22일에 거래한 절화(꺾은 꽃)는 175만897 속이다. 속은 가지 째 꺾은 꽃의 기본 거래 단위로, 장미 1속은 10송이다.
이번에 조사한 최근 한 달은 학교 졸업식과 밸런타인데이 등이 몰려 전통적으로 꽃 소비가 성수기였던 기간이다. 하지만 절화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줄었고, 재작년과 비교하면 14.2% 줄었다.
이런 현상에 관계자는 “꽃을 좋아하지만 돈 주고 사기를 꺼리고 빨리 시드니까 사치품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금방 시드는 생화와 달리, 오래 두고 볼 수 있는 공예품이 꽃다발 대체품으로 많이 유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득 수준 향상으로 꽃 소비가 늘면서 한때 꽃이 고소득 작목으로 주목받았지만, 2005년 이후 생산비 증가와 수요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는 추세다. 농림축산 식품부 통례에서도 2005년 2만870 원이던 국민 1인당 연간 화훼 소비액이 2014년 1만3867원으로 34%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이 2014년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화훼소비행태 자료에서는 소비자의 36.2%가 꽃을 돈 주고 사기 아깝다고 응답했다. 일반 농산물이나 생활필수품보다 훨씬 높은 응답이며, 특히 20대 중에서 60%에 가까운 인원이 꽃을 사는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화훼산업이 위축하면서 해마다 도산·파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꽃 농사를 접는 농가 중에는 토마토, 딸기, 파프리카 등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다른 작물로 전환하는 예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졸업식장 앞에 장미 1단에 안개꽃 조금 섞어두고 3만 원이 넘게 받으니 줄어드는 게 아니냐”며 “장미꽃 두 송이면 직장인 점심값인데, 서민들에게 생화는 사치가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