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 급추락’ 두산 왕조 가능할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6.03.03 10:47  수정 2016.03.04 12:21

앞선 세 차례 후 우승 후 거짓말 같은 추락

올 시즌 김현수 이탈 및 FA시장에서도 소극적

우승 징크스와 김현수 공백을 동시에 해결해야하는 두산 김태형 감독. ⓒ 연합뉴스

정상은 올라가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어렵다는 속설이 있다.

전년도 우승팀이나 개인 타이틀 수상자가 이듬해 예상 밖 부진에 빠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야구계에도 우승 징크스가 있다. 전 시즌 우승팀이 이듬해 갑작스러운 부진에 허덕이는 경우를 의미한다. 물론 나름의 이유는 있다. 보통 우승은 많은 시행착오와 부담을 극복해야한다.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다소 무리를 했던 팀들은 다음 시즌 누적된 문제들이 터지며 고전하기도 한다.

두산 베어스는 KBO에서 우승 징크스를 거론할 때 단연 첫 손에 꼽히는 팀이다. 두산은 82년과 92년, 2001년에 이어 지난해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재미있는 것은 우승을 차지한 이듬해 성적이다. 두산은 프로야구 초대 챔피언에 등극한 이듬해 5위에 머물렀다. 95년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이듬해에는 꼴찌로 추락하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2001년 우승 이후에도 5위에 머물렀다. ‘우승 이듬해=포스트시즌 탈락’은 두산 팬들에게 금기어다.

해태, 현대, SK, 삼성 등 왕조로 꼽히는 팀들이 우승 이후에도 2~3년간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두산은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단 한 차례도 연속 우승이 없었다. 심지어 우승 후 팀을 재건하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80년대부터 90년대-2000년대-2010년대에 걸쳐 한 번씩 우승을 경험한 구단은 두산이 유일하다. 언뜻 보면 좋은 기록같지만, 뒤집어 말하면 한 번 정상에 오른 이후 그 자리에 복귀하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평균적으로 약 10년에 한 번 꼴로 우승한 셈이다.

때문에 두산의 다음 시즌 성적 전망은 야구팬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사실 올해의 두산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성적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불안요소들을 대거 안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의 공백이 가장 큰 타격이다. 화수분으로 불릴 만큼 유망주가 끊임없이 나오기로 유명하지만 절대적 지분을 차지하던 김현수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봐도 지난해에 비하여 뚜렷한 전력보강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더스틴 니퍼트, 오재원 등 기존 선수들을 잡는데 투자한 것이 전부다. 최근 과열된 FA시장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두산의 지출은 합리적이다 못해 검소할 정도였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이번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부진하다. 3일까지 1무 6패에 그쳤다. 물론 연습경기 성적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전년도 우승팀이기에 징크스와 완전히 떼어놓고 지켜보기는 어렵다.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은 지난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며 함덕주, 진야곱, 허경민, 박건우 등 투타에서 두산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꼽히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초보 감독의 불안요소를 극복하고 우승까지 이룬 김태형 감독도 다음 시즌에는 더 원숙한 리더십이 기대된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스프링캠프 동안 주전과 비주전간의 경쟁 및 실험에 치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올 시즌 두산은 지긋지긋한 우승 징크스와 작별하고 장기집권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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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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