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개원 기다리며 열공하는 초선 당선자들
'국민의당' 20회 걸친 특강 시작
'더민주' 중진 찾아가 자문 청취
'새누리' 비례 공부모임 진행
20대 국회 개원(오는 30일)을 기다리는 각 당의 초선 당선자들이 분주해지고 있다. 처음 경험하는 의정활동을 잘 수행하기 위해 학구열을 불 태우고 있는 모습이 다채롭다.
이번 당선자 중 초선은 132명이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은 전체 당선자 122명 가운데 45명이 초선 의원으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전체 123명 당선인 중 57명이 초선으로 채워졌으며 국민의당은 38명 가운데 23명이다. 정의당은 6명 가운데 4명, 무소속은 11명 가운데 3명이다.
전체 초선 당선자의 수는 19대보다 16명 줄어든 수치다. 현역 의원의 물갈이 비율이 약간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절대적인 수치를 떠나 초선 의원들의 중요성은 빼놓을 수 없다. 처음이라 의정활동에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지만 그래도 신인의 패기와 열정으로 의원 업무에 열성적으로 임한다. 그래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 가이드 교육은 중요하다.
이에 따라 국회는 초선 당선자들에게 국회 조직과 업무를 소개하고 의정활동을 안내하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준비해오고 있다. 국회방송은 국회의 역사와 역할 등에 대한 소개내용이 담긴 영상을 제작했다. 여기에는 △민주주의와 국회 △국회의 역사 △국회의 기능 △열린 국회 △세계 속 국회의 역할 △신뢰받는 국회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도서관과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등도 각각 동영상을 통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도서관의 역할, 예산정책처의 역할, 입법조사처의 연혁과 조직, 비전과 직무수행원칙 등을 풀어낼 예정이다. 국회는 이 외에도 다양한 책자와 자료를 제작해 초선 의원들의 의정활동 질이 보다 향상될 수 있게 기여할 전망이다.
20회 특강 대장정 돌입한 국민의당, 초선 워크숍 개최 더민주
국회 차원에서 초선을 돕기 위한 움직임에 착수한 가운데 국민의당은 20차례의 특강을 진행하며 초선 의원들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은 초선 당선자 23명을 대상으로 '정책역량 강화 집중 워크숍'을 열었다. 여기에는 '초선 당선자 의정 오리엔테이션'이란 부제가 붙었다.
이 자리에서는 원내대표로 추대된 박지원 의원이 강사로 나서 '국민과 함께하는 국회의원'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초선 당선자들을 향해 "기자들의 전화를 잘 받으라"고 주문했다. 또 지역구활동과 의정활동 둘 중 하나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고 심플한 문장을 계속 반복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사정이 있어 불참한 경우를 제외하고 참석한 20명의 당선자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강의 내용을 머릿 속에 넣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당선자는 당에서 제공한 공책에 4쪽 이상 빼곡히 필기를 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앞으로 6월까지 20강 이상의 강의를 진행해 초선 당선자들이 좋은 의정활동을 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소속 초선 당선자들 사이에서도 '선배들에게 하나라도 더 배워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민주는 오는 10일 '오직 민생, 달리는 초선'을 주제로 초선 당선자 워크숍을 개최하기로 했다. 워크숍은 임채정 전 국회의장의 '20대 국회 목표와 과제, 의정활동 이해' 강연을 시작으로 민생입법 성과와 과제, 을지로위원회 1000일 대장정, 원내 현안보고 및 상임위 소개, 당선자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된다.
초선 당선자들은 워크숍에서 의정활동의 기본 자세를 비롯해 각종 현안에 대한 토론을 펼치고 20대 국회에 임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로 했다. 또한 최근 더민주의 일부 초선 당선자들은 6선의 문희상 의원의 사무실로 찾아가 의정활동에 관한 조언을 듣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원은 이들에게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참석은 결코 쉽지 않지만 꼭 지켜야 한다", "싸우는 국회가 아니라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또 SNS 단체채팅방을 만들어 현안을 논의하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오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일을 맞아 봉하마을을 단체 방문하고 29일에는 팽목항을 찾을 예정이다.
비례만 공부모임 가져 온 새누리, 자숙모드 탓?
새누리당도 더민주와 마찬가지로 10일 초선 당선자 45명을 대상으로 연찬회를 개최한다. 정진석 원내대표의 주도로 열리는 연찬회는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장의 강연과 원내지도부 대화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이정현 의원의 강연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연찬회에선 당 쇄신 방안에 대한 의견교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위의 성격과 출범 시기 등을 놓고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초선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20대 국회 원구성 등 국회 운영문제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전원 초선인 비례대표 당선자 17명은 당선 이후 매주 수요일마다 조찬 모임을 가지며 의정활동 전반에 대한 교육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한 비례 당선자는 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비례 당선자끼리 모임을 가지며 국회 예산에 관한 것과 국회 도서관의 기능 등 전반적인 국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배워왔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순번 1번을 받아 당선된 송희경 전 KT 전무가 모임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고는 초선 당선자들끼리 공부모임을 가진다거나 중진 의원과의 시간을 갖는 등의 모습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당 차원에서 미리 자리를 만든다거나 하는 움직임도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본보와 통화를 진행한 한 당선자는 "10일 전체 초선 연찬회가 열리니 그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아직은 중진을 만난다거나 공부모임 등을 전체가 공식적으로 가진 적은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야당에 비해 초선 당선자들의 움직임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선거 후에 국민의 쓴소리를 경험하고 민심을 수용하는 과정이 있었고 그에 대한 반성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또한 최근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지며 거기에 모든 관심이 쏠렸고 이후 바로 연휴가 이어지며 조금 더뎠다고 생각한다. 내일을 기점으로 우리도 야당과 같이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추가했다.
16년 만에 형성된 여소야대 정국으로 자연스레 야당 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해졌고 이에 따라 야권을 중심으로 초선 당선자들의 배움의 장이 좀 더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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