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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부하야" "말조심해" "어디 반말이야" 안바뀐 국회


입력 2016.07.05 13:50 수정 2016.07.05 15:32        장수연 기자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서 김동철 "질문할테니 간섭마!"

새누리당 "어디다가 반말하세요! 국민들 지켜보는데!"

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를 상대로 대정부 질문을 진행하던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이 의석에서 고성으로 질문을 문제삼으며 항의하던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과 격한 설전을 벌이자 사회를 보던 박주선 국회 부의장의 주재로 정진석 새누리당, 박지원 국민의당,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등 3당 원내대표가 의장석으로 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를 상대로 대정부 질문을 진행하던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이 의석에서 고성으로 질문을 문제삼으며 항의하던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과 격한 설전을 벌이자 사회를 보던 박주선 국회 부의장의 주재로 정진석 새누리당, 박지원 국민의당,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등 3당 원내대표가 의장석으로 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를 상대로 대정부 질문을 진행하던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이 의석에서 고성으로 질문을 문제삼으며 항의하던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과 격한 설전으로 촉발된 소란으로 결국 본회의가 정회되자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말 함부로 하지마. 질문할테니까 간섭하지 말란 말이야!" "지금 어디다가 반말하세요! 국민들 다 보고 있어요!"

대정부질문 이틀째인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막말과 고성이 터져 나왔다. 질의자로 나선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서로 먼저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3당의 원내대표, 원내수석부대표까지 등장해 수습 방안을 모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고성은 결국 세 번째 질의순서를 넘기지 못하고 본회의 파행으로 이어졌다.

이날 대정부질문의 세 번째 주자로 나선 김동철 의원은 황교안 국무총리를 불러내 박근혜 정부가 영남지역에 편중된 인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총리의 인식은 영남출신의 경우 역량이 있어 인사를 시켰고, 다른 지역은 역량이 부족해 인사하지 않았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황 총리는 "그렇지 않다. 지금 여기 앉은 국무위원 중에도 각계의 분들이 다 있다"고 반박했다.

다시 김 의원은 "장관, 차관 등 권력기관장 거의 다 영남출신 아닌가"라고 물었다. 황 총리는 "저도 우선 영남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자 방청석에서 이장우·이은재 새누리당 의원 등이 김 의원의 질의를 문제삼으며 소란이 일었다. 김 의원은 방청석을 향해 "그럼 대탕평 인사를 하지 말란 말이야. 지역편중 인사 안 하겠단 말을 왜 했나"라고 소리를 질렀다. 여당 의원들이 위치한 자리에서 "말조심 하세요" "말을 가려서 하세요"라는 고성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김 의원은 "정말 그 자리에 앉아있는 걸 한심하게 여기는 국민들이 있다는 걸 알아두세요. 가만히라도 있어요 가만히라도. 이은재 의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직접적으로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을 지목하자 여당 측 감정은 더욱 격화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김 의원이 "말 함부로 하지마. 질문할테니까 간섭하지 말란 말이야! 말하고 싶으면 나와서 하란 말이야!"라고 삿대질을 섞어가며 반말을 하자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이 반격에 나섰다.

"어디다가 반말을 하세요? 국민들이 다 보고 있어요. 사과하세요!"라고 이 의원이 고함을 지르자 김 의원은 "대전 동구 이장우 의원,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라며 "어떻게 저런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놓았나"라고 맞받았다. 의원들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치기 시작했다. 특히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의장석에 앉아있던 박주선 부의장을 향해 "의장님, 이건 인신모독이에요. 대전시민을 모독했지 않습니까?"라고 지적했고 권성동 의원도 "새누리당을 어떻게 보시는 겁니까"라며 거들었다.

이장우 의원과 김동철 의원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이 의원은 "어디서 대전시민을 들먹거려요! 사과하시기 전에는 집에 가지 마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이 총체적 문제인데 새누리당 잘못 때문에 지금 대한민국이..."라며 여당 의원들의 심기에 불을 지폈다. 곧장 여당 측에서는 "무슨 말을 하시는 거에요!"라며 사과 요구가 쏟아졌다. 하지만 김 의원은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이고 박근혜 정권이 그 위기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마라고 지적을 하고 있는 거다"고 대응했다. 한 새누리당 의원을 가리켜 "공부를 좀 더하세요"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저질 국회의원하고 같이 국회의원 한다는 게 정말 창피해 죽겠네"라고 말했다. 그는 방청석에서의 항의가 빗발쳤음에도 불구하고 "왜 간섭을 하세요. 가만히 듣고 계시지. 누가 먼저 도발했어" "울화통이 터져 죽겠다"는 등 막말을 멈추지 않았다. 사태를 지켜보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가만히 바라보다가 간간히 웃음을 터뜨리는 정도였다.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말렸지만 김 의원과 여당 의원들의 설전은 계속됐다. 급기야 박 부의당은 3당 원내수석부대표, 3당 원내대표를 소집해 논의했지만 여당 측이 사과를 요구하면서 결국 오전 11시37분께 오전 대정부질의는 파행으로 끝났다. 11시 20분께 시작된 언쟁이 15분 이상 이어진 것이다. 박 부의장은 "20대 국회 두번째 대정부 질문을 파행하게 돼 이유가 어떻든 간에 사회 보는 사람으로서 유감"이라며 "더이상 원만한 회의 진행 어렵기 때문에 정회를 선포한다"고 말했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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