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남매체 반기문 비난 '주춤', 황교안 비난은 '활활'
반기문 불출마 선언 이후 비난공세 눈에 띄게 줄어
'보수의 대안' 떠오른 황교안에 "대선판 기웃거리지 말라"
반기문 불출마 선언 이후 비난공세 눈에 띄게 줄어
'보수의 대안' 떠오른 황교안에 "대선판 기웃거리지 말라"
북한 매체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비난공세가 그의 불출마 선언을 기점으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북 매체는 대신 보수 진영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불씨를 옮겨 비난을 퍼붓고 있다.
6일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판 야누스 황교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새해벽두부터 연일 여기저기에 낯짝을 들이밀고 경제와 민생은 최우선과제이니, 국민의 단합과 통합실현이니 하는 귀맛 좋은 소리들을 늘어놓으며 민심을 끌어당겨보려고 갖은 노죽을 다 부리고있다"며 "자기의 흉악한 정체를 감추고 인기를 올려 대선판에 끼워보려는 가소로운 잔꾀, 역겨운 위선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보다 앞선 4일과 5일에도 '황교안은 대선판에 기웃거리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는 내용으로 황 권한대행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내 진보 성향 단체의 기자회견문을 인용 보도하면서, 보수 진영의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황 권한대행을 견제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 역시 지난 4일 '공범자가 권력을 꿈꾼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황 권한대행을 겨냥해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할 국정 농단의 주요 범죄자"라며 "박근혜와 함께 감옥으로 가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북한은 대외선전매체를 동원해 '특등 범죄자', '특등 공범자'라는 등의 표현으로 황 권한대행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반해 북한 매체들은 반 전 총장에 대해선 6일 현재까지 불출마 선언과 관련한 논평이나 보도를 내지 않고 있다. 또한 그를 비난하는 기사나 논평도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이다.
이날 대남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가 '내외의 비난규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기름장어의 친미굴종행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반 전 총장을 비난하는 외신들의 반응을 담아 보도를 내보냈지만, 이 기사에도 반 전 총장의 불출마에 대한 내용은 반영되지 않았다.
북한은 앞서 반 전 총장이 범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자 '반기문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 이유', '기회주의자 반기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비난공세를 퍼부었다. 반 전 총장이 지난달 12일 귀국 직후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를 시사하고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에 나서면서부터는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해 비난 수위를 높여왔다.
북한이 선거 때마다 보수 진영의 후보나 정당을 노골적으로 비판해온 만큼, 반 전 총장에 대한 잇따른 비난 역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끼칠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북한이 탄핵국면으로 조기 대선이 유력시되고 있는 현 국내 상황을 정권교체의 기회로 보고 비난을 한층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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