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새로운 대안 홍준표...'홍트럼프' 등장 효과는?
홍준표,'한국판 트럼프' 보수층 표심 자극할 듯
검찰 '성완종 리스트' 상고 여부 23일 최종 결정
이미 출마선언을 한 보수진영 대권주자들이 힘을 쓰지 못하자 새로운 대안으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거론된다. 홍 지사도 대선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수층 끌어안기 행보를 밟고 있다.
22일 보수진영에서는 홍 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서기 위해 가장 큰 걸림돌인 정지된 당원권을 복권(復權)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당직자와 당원 20여명은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지사의 복권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이어 홍 지사의 복권을 촉구하는 입장을 중앙당에 전달할 계획이다. 당내 지도부에서도 홍 지사의 복권에 대해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정우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위원회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 지사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우리 당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고, 출마 의사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당원권 정지에 대한 당과의 여러 가지 적극적인 협의가 있고, 그것을 통해 조치를 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걸림돌은 자살한 성완종 경남기업회장 불법정치자금 1억원 수수 혐의와 관련한 형사 재판이다. 지날달 16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후 검찰의 상고 여부를 두고 봐야 한다. 검찰은 이를 위해 23일 '상고심의위원회'를 열어 최종 입장을 정할 방침이다. 홍 지사 측 관계자는 "내일이면 상고 여부에 대한 검찰의 최종 입장이 나온다"면서 " 법조계에선 항소심 판결이 법리적 논란이 전혀 없을 정도로 명쾌하게 났기 때문에 상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검찰이 어떻게 판단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긴장감을 보였다. 내부적으로는 검찰의 상고 여부와 상관없이 대권 행보를 계속하기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홍 지사도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잰걸음 중이다. 그는 이날부터 24일까지 부산과 대구, 울산을 순회하는 ‘강연정치’에 나섰다. 이날은 부산롯데호텔에서 기업인과 시민 등 400여명을 대상으로 ‘천하대란,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한다.
23일과 24일에는 대구시청과 울산시청을 각각 찾아 ‘혼란기 공직자의 자세’란 내용으로 강연할 예정이다.
홍 지사는 전날에도 현시국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 남기기도 했다. 그는 “탄핵재판을 헌재 심판관 임기에 맞추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헌재의 탄핵심판에 불만이 큰 보수층을 대변하면서 지지층으로 끌어들이는 모습이다.
이처럼 홍 지사가 보수층에 주목을 받는 것은 그만의 특유의 직설화법과 저격수의 이미지 때문이다. 탄핵정국으로 보수층이 위축된 상태에서 보수층을 대변할 인물이 마땅치 않았다. 그러나 홍 지사는 친박들을 양박(양아치 친박)이라고 말하고, 헌재의 심판과정 등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언변을 쏟아내고 있다.
보수층 입장에서는 그간에 묵어있던 체증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사이다’ 발언으로 사실상 ‘한국판 트럼프’, ‘보수판 이재명’이라는 별명도 나오고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본부장은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홍 지사는 샤이 보수표 집결의 구심점이 될 여지가 있다”며 “강한 메시지를 통해 자기 지지층을 뚜렷이 결집하고 있어 황교안 권한대행 다음으로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 본부장은 “경남지사로 자유한국당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경남지역 지지층이 결집한다면 자유한국당 내 무서운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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