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헌법재판소 탄핵선고 D-1…북, 박 대통령 비난 '총공세'


입력 2017.03.09 17:24 수정 2017.03.09 17:26        하윤아 기자

노동신문·우리민족끼리 등 전 매체 동원해 통일전선 공세강화

탄핵선고일 발표 소식 전하며 노골적 개입…"명백한 내정간섭"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제19차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노동신문·우리민족끼리 등 전 매체 동원해 통일전선 공세강화
탄핵선고일 발표 소식 전하며 노골적 개입…"명백한 내정간섭"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은 전 매체를 동원해 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일 발표 소식을 즉각적으로 보도하며 국내 정치적 상황에 대한 개입을 노골화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탄핵은 거역할 수 없는 민심의 요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제 남은 것이란 박근혜 역도의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최종선고 뿐"이라면서 "탄핵은 민심의 명령이며 역사의 준엄한 심판"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지난 집권 4년 동안 권력을 휘두르며 온갖 못된 짓만 일삼은 박근혜 역도의 죄행은 더 이상 부인할 수 없게 되었으며 괴뢰 청와대는 온갖 조직적인 범죄를 낳는 악의 소굴이라는 것이 다시금 명명백백히 드러났다"며 "밝혀진 죄행만으로도 괴뢰 역도가 탄핵 당하고 민심의 준엄한 징벌을 받는 데는 조금도 무리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기사와 논평 등을 내고 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매체는 '근원부터 들어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탄핵심판이라는 종말의 시각이 눈앞에 박두했다"며 "지금 남조선 인민들은 부패무능과 반인민적 악정으로 경제와 민생을 도탄에 빠뜨리고 남조선사회를 사람 못살 인간 생지옥, 인권의 무덤으로 만든 박근혜 역도를 저주하면서 박근혜 퇴진투쟁의 불길을 더 세차게 지펴 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매체는 '민심의 명령, 막을 수 없는 대세'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국내 여론조사 자료를 인용해 보도하면서 "이 조사 자료들만 보아도 박근혜 역도 퇴진은 오늘날 민심의 요구,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되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실증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탄핵은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민심의 명령이고 막을 수 없는 대세의 흐름"이라며 "반역 정권을 파멸의 구렁텅이에 처넣고 새 정치, 새 생활을 안아오려는 것은 남조선인민들의 한결같은 염원"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탄핵선고가 임박한 상황에서 '박근혜 탄핵, 곧 보게 될 현실', '민심의 요구', '뻗칠수록 가속되는 탄핵열차' 등의 기사와 논평 등을 잇달아 내보내며 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등 비방공세를 강화했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현 탄핵 국면을 활용해 향후 국내 정치 상황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끌고 가는 한편, 대남 적개심을 고취함으로써 내부의 체제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되기를 바라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사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명백한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앞서 4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정책국 대변인은 '청와대 악녀의 가련한 외톨이(외톨이) 신세는 천추에 용납 못 할 만고 죄악이 가져다준 응당한 귀결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남조선 각 계층은 천하의 악녀 박근혜를 지체 없이 청와대에서 쫓아내고 근로인민이 주인 된 새 세상을 안아오기 위한 투쟁에 총궐기해 나서야 한다"고 선동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북한이 우리 대통령에 대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과 비난을 하면서 소위 근로인민의 투쟁을 부추기는 등 우리 국내정치에 대한 개입을 노골화하는 통일전선책동을 극렬히 전개하고 있는데 대해 준열히 규탄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북한은 지난 2004년 5월 14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선고 당시에도 노골적으로 국내 정치에 개입한 바 있다.

북한은 헌재의 탄핵선고를 하루 앞두고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 중앙위와 조평통을 통해 '남조선 동포형제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내보내며 "시대와 역사의 기슭에 밀려난 낡은 세력들이 제17대 총선을 계기로 잔명을 부지해보려고 미국의 비호 밑에 탄핵 사태까지 일으키며 최후발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헌재의 탄핵 기각 결정이 내려진 후에는 "총선 결과와 함께 자주, 민주를 지향하는 남조선 정세의 기본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사실상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남조선 인민들이 내린 심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총선과 이번 탄핵사태 저지투쟁에서 승리한 그 기세, 그 기백으로 미국의 군사적 강점과 식민지 지배를 종식시키기 위한 반미 결사항전에 떨쳐나서야 할 것"이라고 선동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하윤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