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인용] "대한민국은 죽었다!" 탄핵 반대 현장 '아수라장'
탄기국 측 일부 경찰 차벽 돌진하고 혼절 "계엄령을 선포하라!"
"5월 기다리자"며 질서 지키는 시민도…"황교안 총리로 뭉치자"
탄기국 측 일부 경찰 차벽 돌진하고 혼절 "계엄령을 선포하라!"
"5월 기다리자"며 질서 지키는 시민도…"황교안 총리로 뭉치자"
“대한민국은 죽었다!”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최종 결정하자 현장을 지키던 탄핵 반대 진영에서 분노의 외침이 터져 나왔다. 탄핵심판 선고 이후 초상집 분위기가 된 ‘태극기 집회’ 현장은 “현재로 쳐들어가자”는 강경파와 “법치주의를 지키자”며 질서를 유지하는 사람들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탄핵을 반대하며 태극기 집회를 주최하는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측은 저마다 손에 든 태극기를 높이 치켜들고 “가자, 헌법재판소로!”, “계엄령을 선포하라!”라고 외치며 울분 섞인 외침을 토해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평화시위 이어가자. 우리의 힘은 위대하다”며 격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공판에서 박 대통령의 파면을 최종 결정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재판관 8인의 전원일치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고했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4년 12일 만에 권좌에서 내려오게 됐다. 박 대통령의 파면 사유는 ‘최서원(최순실)의 국정 개입 허용과 권한 남용’ 부분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첫 탄핵심판을 통해 파면 당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오전 11시 20분께 헌재의 결정이 생중계를 통해 전달되자 태극기 물결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안국역 남쪽 출입구부터 낙원동 악기상가 앞까지 가득 들어찬 탄핵 반대 진영 곳곳에서 “대한민국은 죽었다!”, “이게 웬 날벼락이야! 이건 다 무효야!”, “빨갱이 세상이 됐다. 어떡하면 좋아”, “국가도 없고 평화도 없다! 가자, 헌재 앞으로!” 라는 격앙된 외침이 쏟아져 나왔다.
실제 온 몸에 머리띠, 망토, 깃발 등으로 태극기를 새긴 시민들은 헌재로 향하는 안국역 일대 도로변에 설치된 경찰 차벽으로 돌진했다. 이 과정에서 1‧2차 차벽이 뚫리며 경찰과 현장을 지키던 기자들과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트럭이 밀리며 연기와 탄내가 피어올랐고, 놀라 다가온 시민들이 차벽을 뚫는 대열을 제지하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아수라장이 된 현장 속 혼절하는 참가자도 속출했다. 탄기국 측은 중앙무대에서 상황 보고된 내용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질서를 유지하려 애썼다. 무대에 오른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며 “우리는 황교안 총리로 뭉칠 거다. 우리가 여기 있는 한 대한민국은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며 격려의 발언을 이어갔다.
탄기국 측 관계자는 차례로 무대에 올라 “우리끼리 싸우면 북한 놈들한테만 도움이 된다. 절대로 흥분해서는 안 된다”며 “ 아직은 황교안 권한대행이 계신다. 지금 우리의 이 힘으로 태극기 대통령을 만들어 내자”고 쉰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목청껏 외쳤다.
한편, 질서를 유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울렸다. 경남 양산에서 올라왔다는 강철희(가명‧65) 씨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탄핵사건으로 인정하기 싫은 결과가 나왔지만 우리가 어떻게 이룬 대한민국인가”라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고, 우리는 질서를 지키는 민주 시민이다. 5월에 태극기의 힘을 보여주면 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연차를 내고 현장을 찾은 직장인 김미영(42) 씨는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가 뭉쳐야 산다”며 “평화시위 해야한다”며 눈물바람으로 주변인을 챙겼다. 김 씨는 “계엄령 될 것 같으면 나는 이 자리에 나오지도 않았다”며 “지금까지 우리의 힘을 증명했다면, 이제 승리하는 일만 남았다”며 5월 차기 대선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한편, 탄기국 측 일부 진영이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측에 진입을 시도함에 따라 곳곳에서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당장 돌아가라” 등 잡음이 일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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