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패권연대-악재1] 이해관계 조율하며 끌고갈 '킹메이커' 안보인다
'개헌' '반문 연대'이끌 김종인, 본인 출마 저울질로 답보상태
'반패권' 세력 결집 원하는 중도보수 진영, 문재인 견제 '난항'
'개헌' '반문 연대'이끌 김종인 대선 출마 가능성
제3지대 결집 원한 보수 진영, 문재인 견제 '난항'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평소 주장했던 '반문(반 문재인) 연대', '패권세력 척결' 과제가 과연 남은 대선기간 동안 추진될 수 있을지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당초 제3지대 견인차로 주목받았던 김 전 대표 본인이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추진동력이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 민주당 행(行)을 선택했지만 조기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세론'이 당을 휩쓸자 실망감을 안고 지난 8일 탈당했다. 김 전 대표는 줄곧 대선 주자 1위인 문 전 대표의 독주에 경계심을 보이며 친문(친 문재인) 진영의 반대편에 서왔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친박(친 박근혜)과 같은 '패권세력 척결'이라는 새로운 화두가 정치권에서 떠오르자 제3지대에선 김 전 대표를 구심점으로 '친문'을 패권으로 규정하고 세를 키워본다는 시나리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가 지난 13일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나더러 순교하라고 하면 하겠다"면서 본인의 출마 의지를 강하게 밝히면서 얘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김 전 대표가 연대 추진의 구심점 역할이 아닌 자신의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가로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그것이다.
그 바람에 김 전 대표가 '개헌'을 매개로 보수, 중도보수, 진보를 모두 아우르는 광폭행보로 제3지대를 구축할 거라는 기대를 해왔던 바른정당 등 일부 범보수 입장에선 '플랜B'를 준비해야 할 형편이다. 만일 김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경우 반문 연대보다는 범보수 후보 단일화에 당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정병국 바른정당 전 대표는 14일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의 역할에 대해 "저희 입장에선 (김 전 대표가) 입당의 대상은 아니었고 연대의 대상이었다"고 밝히며 "패권주의는 더 이상 안 된다고 하는 전제 하에서 저희가 분권형 개헌을 하는 데 함께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실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여기에 김 전 대표가 '개헌 고리' 역할을 제쳐두고 대권후보로 나설 경우, 반문 연대 등 각종 연대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질 뿐 아니라 김 전 대표의 약한 지지기반으로 큰 파급력을 기대하기 힘들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 내 친김(친 김종인)으로 분류됐던 박용진, 박영선, 김성수, 변재일 의원 등은 최근 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 지원사격에 나섰고 측근으로 분류되는 최운열, 진영, 박경미 의원 등은 김 전 대표를 위한 세력을 모을 만큼 당내 영향력이 크지 않다.
이 와중에 탈당 후 김 전 대표가 만났던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등도 연대 대상은 될 수 있어도 문 전 대표의 독주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패권세력 척결을 기치로 지지세를 모으는 데는 한계가 있다.
김 전 대표는 오는 17일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함께 개최하는 대연정 토론회 자리에 참석할 예정이며 바른정당 입당이 예상되는 정 전 총리와 조만간 만나 정국 논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행보가 어디로 향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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