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욱 한국당에서 바른정당으로, 2차 탈당 러쉬 이뤄지나

박 전 대통령 사실상 불복·사저정치 논란에 수도권 민심 등돌려

인명진, 핵심친박에 징계 엄포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지상욱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입당 기자회견을 한 후 김무성 고문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바른정당

지상욱(서울 중구성동을) 의원이 15일 자유한국당을 떠나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지 의원의 탈당이 한국당의 2차 탈당 러쉬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견해가 나온다.

지 의원이 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간 이유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의 인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 의원이 과거 이 전 총재의 공보특보로 활동했었고, 앞서 이 전 총재가 유승민 의원을 공개 지지선언을 한 바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이 전 총재와의 인연이라는데 있지만, 그 이면에는 탄핵 이후 지역구 민심이 한국당을 떠났다는 것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한국당 내부에서는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거취문제를 고민하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통해 파면되고, 헌재 결정에 불복하는 듯한 발언과 핵심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의 행태를 두고 지역 민심이 크게 돌아섰다는 이유에서다.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은 친박계에서 '박 전 대통령 마중 간 것은 인지상정'이란 반응을 보인 데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인지상정,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보통(普通)의 인정(人情), 또는 생각"이라면서 ""전 대통령의 사저 복귀에 마중나간 것은 당연히 인지상정이지만 이를 핑계삼아 반성해야 할 세력들이 뒤로 물러나지 않고 또 다시 정치 세력화를 도모해서는 안된다는 것 또한 인지상정일 것"이라고 비난했다.

바른정당 지도부도 한국당에 잔류하고 있는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을 회유하고 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은 앞서 이날 열린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비박계 한 중진 의원이 (헌재 불복은) 명백한 해당행위라며 속상해 한다”면서 “속 편할 방법은 많다. 한국당에 남아서 뭘 기대하나. 비박계 의원들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지 의원은) 정말 의미 있는 분”이라며 “(한국당의) 대탈출이 이뤄지도록 하는, 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이에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핵심 친박 의원들을 겨냥해 징계 카드를 꺼내들며 강력히 경고했다. 박 전 대통령과 핵심 친박 의원들이 당론과 민심을 거스르는 행태로 애써 가라앉혀놓은 탈당 분위기가 다시 일어나자 강경책을 꺼내든 것이다.

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필요하다면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징계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은 지금도 윤리위원회와 당무감사위원회에서 모든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각각의 사안에 대해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 소속원은 당론과 지도부를 흔들거나 가벼이 여겨선 안 될 것이다”면서 “한국당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징계 기준에 따라서 당 쇄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지 의원의 탈당은 2차 탈당 러쉬의 신호탄이고 이는 이미 예견돼 왔던 일”이라며 “인 비대위원장은 당의 혁신을 위해 들어왔지만 결국 이뤄내지 못했다. 이는 강성 친박을 끌어안고 가겠다는 것이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이어 “한국당이 이대로 흘러가는 것에 대해 주류인 친박계는 정치권에서 결코 불리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결국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비박계 의원들과 수도권 의원들은 탈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