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후생가외", 김진태 "명불허전"…덕담 오간 결전장
차분함 속에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분위기
장외 홍보전·비방전도 사라져
31일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새벽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구속된 터라 엄숙한 분위기도 감돌았다.
500명의 경호 인력이 배치됐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이에 반발한 태극기 집회 참여자들이 전당대회를 찾을 것에 대한 대비였다. 질서유지를 위해 경찰병력도 장충체육관을 에워쌓았다.
사전에 당에서 발급한 비표가 없으면 입장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입장 대상자는 책임당원 중 대의원 8291명이었다.
지난 17일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던 비전대회에서 당원이 아닌 태극기 집회 참여자들이 대거 입장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주요당직자에게 야유와 욕설을 보내 행사가 차질을 빚었던 전철를 밟지 않겠다는 방침이었다.
우려대로 행사시간이 다가오자 속속 행사장 주변으로 50여명의 태극기 집회 참여자들이 모여들었고, 비표 없이 입장하려는 태극기 집회자들과 경호원들과 마찰이 빚어졌다.
입장을 저지당한 태극기 집회 참여자들은 흥분하면서 한 때 긴장감이 최고조로 올랐다. 경찰이 투입돼 저지함에 따라 상황이 극한으로 치닫지는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이런 분위기가 더해져서인지 이날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는 그간 전당대회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장외 홍보전은 사라졌고, 그간 경선기간에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비방전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서 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를 보기 위해 몰려든 4782명의 대의원들로 준비된 4500석의 좌석이 만석이 되고 복도에 앉는 등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와 함께 후보자들의 부인들이 좌석을 돌며 전당대회를 찾아준 대의원들에게 인사를 보내기도 했다.
인 비대위원장이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할 때도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지난 17일에는 욕설과 야유가 난무했지만, 박수로 호응했다.
경선 내내 갈등을 빚었던 홍준표 후보와 김진태 후보도 서로 덕담을 나누는 모습을 보이며 갈등을 치유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후생가외(後生可畏)’라고 평한 뒤 “정말 무섭게 성장해 올라온다는 뜻”이라고 덕담했다.
이에 김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명불허전, 명성이 그냥 있는 것이 아니였다”고 추켜세웠다.
이날 전당대회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선거인단 득표율 61.6%, 국민여론조사 46.7%를 각각 얻어 54.15%의 과반 득표로 자유한국당 19대 대통령선거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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