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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고강도 압박에 연일 '말폭탄'으로 응수하는 북…왜?


입력 2017.04.19 17:47 수정 2017.04.19 17:49        하윤아 기자

외무성 소속 외교관들, 외신 인터뷰·기자회견 통해 위협

전문가 "압박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 보여주기 위해 언술공세"

북한 외무성이 연일 외신과의 인터뷰 등 공개된 자리에서 미국을 겨냥한 위협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외무성 소속 외교관들, 외신 인터뷰·기자회견 통해 위협
전문가 "압박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 보여주기 위해 언술공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고강도 압박에 북한이 연일 '말폭탄'으로 응수하고 있다. 북한 외교를 담당하는 외무성이 연달아 외신과의 인터뷰, 기자회견 등 공개된 자리에서 미국을 겨냥한 위협적 발언을 쏟아내며 시위하는 모습이다.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은 18일 평양에서 진행된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주, 매달, 매년 미사일 시험을 수행할 것"이라며 "미국의 군사 공격에 대해선 우리 방식의 핵 선제공격으로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또 진정협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는 18일(현지시각) 러시아 자유민주당 대표와의 면담에서 "미국이 핵전쟁을 일으키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현지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진 공사는 "우리 군대와 인민은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의 어떤 도발과 공격적 행동에도 대응할 의지와 힘을 갖고 있다"며 "핵전쟁을 원한다면 핵전쟁으로 응답할 것이며 전면전을 원하면 전면전에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김선경 외무성 유럽2국 국장도 프랑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에 핵 공격을 하려는 미세한 움직임이라도 보인다면 북한이 먼저 공격을 할 것이며 자비 없이 공격자를 파괴하겠다"고 했고, 김영호 외무성 아주국 제1부국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선제타격은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다"라며 북한의 선제타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밖에 앞서 17일(현지시각) 김인룡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표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군사행동을 감행한다면 우리는 미국이 원하는 어떤 종류의 전쟁모드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도발자들에 대해 가장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북한 외무성이 이처럼 연일 미국을 겨냥한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은 최근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북한을 향해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고 경고한 데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중국 관영 매체가 북한의 도발 자제를 촉구하며 원유 공급 중단을 언급하는 등 중국이 대북 압박에 가세하고 있는 점도 북한 외무성이 전방위적 여론전을 펼치는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언술공세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에 빈도나 강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이 전례 없이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을 막고 있고, 북한 역시 선뜻 도발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단 굴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언술을 통한 위협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가 일관된 태도로 대북 압박을 가해오니 이에 상당히 부담감을 느끼고 나름대로 저항하는 몸짓"이라며 "기본적으로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을 이끌어낸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기 때문에 북한이 자꾸 말로써 문제를 호도하지 말고 핵·미사일 도발을 중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앞서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한미 양국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펜스 부통령이 한국에 처음 방문해 북핵 해결 의지를 말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강경 발언이 나온 것"이라며 "북한은 한미가 왜 이렇게 대응하는지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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