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할 수 없는 지배자’ 오지환이 살아야 LG가 산다
KIA 양현종 상대로 역전 투런포 폭발
호수비로 더블 플레이 유도하며 팀 승리 견인
오지환이 또 다시 경기를 지배했다. 이번에는 좋은 쪽으로 지배했다.
LG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KIA와의 시즌 2차전에서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불펜과 타선의 홈런포를 앞세워 6-4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2연패에서 벗어나 시즌 2승(5패)째를 거두고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오지환이었다.
오지환은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를 상대로 공수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LG의 승리를 견인했다.
0-1로 뒤진 2회 2사 2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오지환은 양현종의 4구재 패스트볼을 밀어쳐 그대로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기는 역전 투런 홈런을 기록했다. 양현종을 상대로 KBO 통산 첫 홈런이 이날 경기에서 나왔다.
4회 1사 후 두 번째 타석에서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갔다. 이후 유강남의 투런 홈런이 터지면서 LG는 양현종에게 카운트 펀치를 날렸다.
수비에서의 존재감도 단연 빛났다.
4회 KIA가 선두타자 최형우의 안타로 무사 1루를 만든 상황에서 후속 타자 나지완의 타구가 유격수와 3루수 사이를 빠지는 듯 보였지만 오지환이 달려가 백핸드로 잡아냈다.
타구가 마지막에 바운드가 일어나면서 살짝 팅겼지만 오지환이 잘 잡아냈고, 재빨리 일어나 2루로 던져 강승호와의 더블 플레이를 합작했다. 마운드 위의 차우찬이 고마움을 표시할 정도로 엄청난 호수비가 나왔다.
넥센과의 개막 2연전에서 한 이닝에 두 개의 실책을 범할 정도로 불안감을 남긴 오지환은 이날은 자신의 앞으로 날아온 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초반 부진에 빠져있는 LG로서는 오지환이 공수에서 제 기량을 발휘한 것이 반갑다. 아시안게임 승선과 금메달을 목표로 군 입대를 미룬 오지환은 LG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
내야에서는 수비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주전 유격수로, 공격에서는 LG의 하위 타선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이날과 마찬가지로 빼어난 수비와 함께 결정적인 홈런포가 동반된다면 LG 역시 초반 부진을 딛고 다시 반등에 나설 수 있다. 오지환이 살아야 LG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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