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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안전한 주총장 없나요"...대관 취소에 상장사 '발 동동'


입력 2020.03.06 05:00 수정 2020.03.05 16:03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코로나19 확산으로 장소 대관 무더기 취소…기업들 장소·일정 부랴부랴 변경

주주 불참으로 의결정족수 미달할까 '전전긍긍'…전자투표 도입·독려 더 늘듯

2019년 3월 29일 열린 아시아나 정기주주총회(자료 사진)ⓒ데일리안

상장기업들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총 장소 대관 취소 사태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급한대로 대체 장소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아예 일정을 늦추는 방법도 고려중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주총을 앞둔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존 장소의 대관이 취소되자 다른 장소를 찾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공공기관들은 3월 주총 시즌에 맞춰 매년 기업들에게 장소를 대관해왔으나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외부 공개를 전면 차단하면서 지난달부터 대관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이에 현대중공업지주, 애경유화, 현대글로비스, 금호석화, 엔에이치엔 등 상장사들은 기존 장소의 대관 불가 결정에 부랴부랴 주총 장소 변경을 공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오는 25일 열리는 주총 장소를 대구 현대로보틱스 사무동에서 대구 호텔아젤리아로 변경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주총 참석 시 총회장 입장 전 발열 검사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발열 및 호흡기질환사 등의 감염의심자 및 마스크 미착용자는 총회장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출입이 제한되는 주주들의 경우 별도의 장소에서 주총 진행 및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오는 19일 서울 강남구 소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주총을 열 계획이었으나 대관이 취소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로 옮겼다.


엔에이치엔도 경기도 성남시 소재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주총을 열 예정이었으나 혁신센터의 대관 불가 결정으로 성남시 소재 서머섯센트럴로 변경했다.


삼양식품의 경우 당초 오는 20일 원주공장 회의실서 주총을 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외부인 출입을 방지하기로 하면서 일정을 30일로 늦추고 장소도 서울 성북구 소재 본사로 옮겼다.


기업들은 주총장 대관 취소로 대체장소를 찾는 한편, 주총 준비도 해야 해서 더욱 바빠진 상황이다. 적합한 장소를 찾지 못한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나중에라도 장소가 변경될 수 있다고 주주들에게 공지하고 있다.


앞서 서울로얄호텔에서 오는 23일 주총을 갖는 한솔제지는 코로나19 확산 등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개최 장소를 변경하는 권한을 대표이사에게 위임한다고 알렸다.


일부는 코로나19가 아직까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일정을 아예 미루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어렵게 대관 장소를 구하더라도 그 사이 해당 건물에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주총장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더라도 당일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대안으로 전자투표제 도입을 서두르거나 주주들에게 전자투표를 독려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지만 사내·외 이사 선임, 감사·감시위원 선임, 정관 변경안 등 주요 의안을 전자투표로만 처리하는 것도 무리가 있어 상장사들의 고민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주총장 대관도 문제지만 당일 주주들의 참여 저조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절반이 감사와 감사위원을 새로 뽑아야 하는 상황으로, 코로나19 후폭풍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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