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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변호인단, “검찰 목표 정해 놓고 수사…합리적 판단 무시”


입력 2020.09.01 16:39 수정 2020.09.01 17:06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이재용 기소에 입장문 “수심위 권고 무시로 국민 신뢰 훼손”

사법리스크 가중으로 경영 위기감 고조...적잖은 부담될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등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검찰이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를 무시하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불구속 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삼성 변호인단 측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사실상 이 부회장의 기소를 목표로 정해놓고 진행한 ‘타깃 수사’라는 비판이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사법리스크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삼성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삼성 변호인단은 1일 입장문을 내고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불구속 기소 결정과 대해 “수사팀의 태도는 증거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기보다는 처음부터 삼성그룹과 이재용 기소를 목표로 정해 놓고 수사를 진행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변호인단은 “이 사건 공소사실인 자본시장법 위반과 회계분식, 업무상 배임죄는 증거와 법리에 기반하지 않은 수사팀의 일방적 주장일 뿐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물산 합병은 ‘정부규제 준수’, ‘불안한 경영권 안정’, ‘사업상 시너지효과 달성’ 등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이뤄진 합법적인 경영활동”이라며 “수사팀이 주장하는 공소사실은 범죄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한 채 기소를 강행한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변호인단은 “전문가를 포함한 일반 국민들로 구성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도 제3자적 입장에서 변호인의 주장과 증거를 면밀하게 살펴 본 뒤 10대 3이라는 압도적 다수로 이 사건에 대해 기소할 수 없으니 수사를 중단하라고 결정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의 뜻에 어긋나고 사법부의 합리적 판단마저 무시한 기소는 법적 형평에 반할 뿐만 아니라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향후 재판을 통해 이번 기소 결정의 부당함을 밝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변호인단은 “수사팀의 일방적 주장과 자료만을 제공해 수사팀이 의도한 결론을 도출한 것이 어떻게 기소를 정당화시킬 수 있다는 것인지 매우 의문”이라며 “납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안타깝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검찰의 이번 기소가 왜 부당한 것인지 법정에서 하나하나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기소를 결정하면서 서울 서초구 삼성서초사옥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삼성 내부 위기감 재점화…경영 활동 악영향 우려


수사심의위 권고 이후 숨죽이며 검찰의 신병처리 결과를 기다렸던 삼성의 입장에서는 검찰의 기소 강행이 다소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삼성 내부에서도 사법리스크로 인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향후 경영 부담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뿐만 아니라 재계에서는 무엇보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이뤄졌던 이 부회장의 현장경영 행보가 발목이 잡히게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경제위기 상황에서 이로 인한 악영향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부터 국정농단 연루 혐의 관련 수사로 시작해 지금까지 반복되는 수사와 재판으로 사법리스크에 노출되는 기간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아직 구체적인 재판 일정이 확인되진 않았지만 이 부회장이 수년 간 법원에 출석해야 한다는 점에서 총수의 정상적인 리더십 전개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질적으로 총수 역할을 해 온 지난 6년 중 첫 2년여를 제외한 이후 약 4년을 사법리스크에 시달려 온 이 부회장으로서는 향후 경영행보에 적잖은 부담을 느낄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경기도 어렵고 삼성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데 총수의 공백이 장기화되면 기업경영에 애로사항이 클 것"이라며 “투자나 경영 일정에도 상당한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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