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기간통신사 KETE, QR결제 달고 커피 시장 진출…친환경·비대면에 방점


입력 2020.11.23 10:58 수정 2020.11.23 14:02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아빠존 폰앤커피, 월정액 4만원으로 11가지 제품 무제한 리필

오픈 2개월 만에 순방문자 1만명…폰앤숍 기능으로 휴대폰까지 구매 가능

직원들 모두 정규직…내년 말까지 국내 10개 매장 오픈 목표


아빠존 폰앤커피 연산본점. QR결제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도입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기간통신사업자 KETE가 자체 브랜드로 커피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8년 통신기술 노하우와 접목해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매장 최초로 QR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며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QR결제 시스템이 유통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벌써부터 관심이다.


QR결제 이외에 ▲구독경제(월정액) ▲개인 텀블러 보관·세척 서비스 ▲폰앤숍 기능 ▲1회용품 줄이기 ▲직원 100% 직접고용(정규직) 등 획기적인 구조를 들고 나왔다.


KETE가 지난 9월에 오픈한 ‘아빠존 폰앤커피’는 현재 부산 연산점(본점)과 서울 역삼점 등 2곳이다. 불과 2개월 새 입소문을 타고 순방문자 1만명을 넘어섰다. 기간통신사업자는 전기 통신 역무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 허가를 받은 사업자다.


김종음 아빠존 폰앤커피 대표는 “28년 기간통신사 노하우를 접목해 QR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비대면 시대에 매장에서 대면하지 않고 원하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또 텀블러를 적극 권장해 1회용품 줄이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세척과 보관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용자들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한 소비자가 아빠존 커피매장에서 QR결제를 하고 있다. 체스판 모양의 메뉴판에 세겨진 QR코드를 스캔하면 바로 주문이 된다. 소비자와 매장 직원은 비대면으로 주문 절차가 이뤄진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 QR결제, 써보니 편리해…하루 두 잔 이상 사용자는 월정액 유리


#1. 직장인 A씨는 출근 중 전철안에서 아빠넷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따뜻한 모카라떼 한잔을 주문한다. 오전 8시30분 아빠존 커피 매장에 들어선 A씨는 전날 보관된 전용 텀블러에 따뜻한 모카라떼를 담아 회사로 발걸음을 옮긴다.


또 점심시간에는 텀블러에 아이스 아메리노를 담아 사무실로 가서 업무를 보고, 퇴근할 때는 커피숍에 들러 개인 텀블러를 보관한다.


#2. 직장인 B양은 처음 아빠존 커피 방문 당시 QR 주문서가 생소했지만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주문하면 음료값에 40-50% 케쉬백 된다는 말에 주저 없이 가입했다.


B양은 “인근 커피숍을 가면 10잔 정도를 먹어야 1잔 정도를 공짜로 마실 수 있는데, 여기는 10잔을 마시면 5잔 정도를 공짜로 먹을 수 있다”며 “커피 원두도 4가지를 사용해 다양한 소비자들 입맛을 맞출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아빠존 폰앤커피는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생소한 QR결제 시스템이 핵심이다. 코로나19로 QR인증이 보편화됐지만 QR결제는 여전히 대중에게 낯설다. 실제로 매장에서 월정액과 QR결제를 소비자들에게 설명하면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에 당황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하지만 월 4만원에 11가지 제품(우유를 사용하는 라떼 종류 포함)을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고, 매장에서도 직원과 대면하지 않은 채 QR코드를 찍어서 결제한다는 부분은 귀가 솔깃해진다.

아빠존 커피 월정액 이용자들은 개인 텀블러를 이용한다. 소비자들은 1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하고 코로나19에 비대면 시스템, 개인 텀블러 이용을 장점으로 꼽았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아빠존 폰앤커피가 오픈 2개월 만에 순방문자 1만명을 넘어선 배경에는 고정 소비자 확보가 주요했다. 월 4만원 월정액은 하루 2~3잔씩 마시는 이른바 ‘헤비유저’들에게 희소식이다. 통상적으로 라떼 종류의 가격은 5000원이 넘는다. 일주일에 매일 한 잔만 마셔도 3만5000원이다. 여기에 편리한 QR결제는 아빠존 커피 충성고객을 만들기에 충분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QR결제를 보면 스타벅스가 도입한 ‘드라이브스루’가 떠오른다. 스타벅스 앱을 이용해 미리 주문하고 매장에서 바로 받아가는 시스템과 흡사하다. 다만 스타벅스는 드라이브스루 이외에 매장 주문은 반드시 대면방식을 거쳐야 한다.


아빠존 커피가 스타벅스와 차별화되는 부분이 바로 이곳이다. 아빠존 커피는 매장에서 QR결제를 권장한다. 자연스럽게 비대면 주문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월정액 가입시 제공되는 고급 텀블러를 이용하기 때문에 1회용품이 줄어드는 효과도 얻는다. 텀블러는 아빠존 커피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김 대표는 “QR결제와 월정액은 기존 커피숍에서 볼 수 없었던 시스템이다. 아빠존 커피숍을 몇 번 이용해본 소비자는 바로 편리함에 고개를 끄덕인다”며 “텀블러는 세척과 보관이 가능하다. 퇴근할 때 보관하면 다음날 출근 때 신선한 제품을 맛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텀블러 권장하는 아빠존…정규직은 기업의 책임


아빠존 폰앤커피는 친환경을 모토로 출발했다. 이 때문에 월정액에서 제공되는 전용 텀블러는 아빠존의 트레이드 마크다. 텀블러는 커피숍에서 발생하는 1회용품을 줄이는데 상당히 효과적이다.


1회용품 줄이기는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정책이다.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1회용품 줄이기 운동으로 개인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는 캠페인도 벌였다. 코로나19로 다시 1회용품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빠존은 ‘월정액 가입시 텀블러 제공’이라는 아이디어로 정부의 1회용품 줄이기에 스스로 동참하는 선례를 보였다.


김 대표는 “기업들은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아빠존은 창업 당시부터 1회용품을 최대한 줄이는 부분을 고민했다”며 “그 결과 월정액에 가입하면 전용 텀블러를 제공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하루 2~3잔 마시는 소비자들에게 1회용품은 부담이 된다. 그렇다고 매일 사용한 텀블러를 세척하는 것도 귀찮다. 아빠존은 이런 소비자 니즈를 파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빠존 폰앤커피 로고 ⓒ아빠존

커피 시장에서는 ‘신입’에 속하는 기업인 만큼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한 노력도 남다르다. 기업 내실을 다지기 위해 모든 직원을 ‘직접고용’ 형대로 채용했다. 매장은 매니저가 담당한다. 직원들이 소속감으로 일하는 환경을 갖춘 셈이다.


근무 시간은 오전, 오후 2개조가 교대 근무한다. 매니저는 폰앤커피라는 매장 특성에 걸맞게 매장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휴대폰 구입과 개통도 도와준다. 개인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강제 구매나 개통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아빠존 폰앤커피는 내년 말까지 전국 1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진출도 모색 중이다. 이미 모회사의 통신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구상이다.


김 대표는 “아빠존은 커피 매장 시스템을 바꾸는 혁신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언택트 시대에 ICT를 접목한 새로운 시스템으로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매장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