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어 신한·국민도 디지털 영업점 오픈
허브&스포크 전략도 확대…“차별화 승부수"
디지털 금융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은행권 오프라인 영업점에도 변화 바람이 일고 있다. 특히 고객이 스스로 업무처리를 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은 물론 지역 내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주변 영업점을 묶는 등 혁신 점포에 속도를 내고 있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19와 핀테크·빅테크의 위협에 맞서기 위한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은행 최초로 화상상담 시스템을 적용한 ‘디지택트 브랜치’를 서소문 지점에 열었다.
디지택트 브랜치는 고객이 화상상담 창구에서 화상상담 전문 직원과 원격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은행의 대면 채녈과 비대면 채널이 융합된 미래형 혁신 점포 모델이다.
특히 화상상담 부스 내에 대형 스크린과 화상상담용 카메라, 키패드, 손바닥 정맥 인식 장치, 신분증 및 인감 스캐너 등이 설치되어 있어 각종 상담 자료들을 보면서 실명확인부터 업무 완결까지 은행 직원과 직접 대면하는 수준의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내년에는 소형점포 및 무인화점포 등 다양한 채널에서 디지택트 브랜치를 확대하고 가능 업무의 범위도 현재 예·적금 신규, 대출 상담에서 점차 넓혀 나갈 계획이다.
KB국민은행도 서울 돈암동 지점에 디지털 요소를 강화한 새로운 형태의 자동화 코너인 ‘디지털셀프점 플러스’를 운영 중이다.
디지털셀프점 플러스에는 차별화된 디자인이 적용된 뉴 디지털 자동화기기(ATM), 365일 고객 스스로 은행업무 처리가 가능한 STM(Smart Teller Machine),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 등의 다양한 디지털기기가 배치되어 있다.
이번에 새로 도입된 뉴 디지털ATM은 사용자의 이용 패턴 분석, 심리적 측면 등을 연구해 남녀노소 누구든 쉽고 빠르게 ATM을 이용할 수 있도록 거래 화면 구성을 전면 개편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내년 초 두 번째 디지털금융점포를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서울 강남역에 디지털금융점포를 개점했다. 이 점포는 디지털존과 상담존으로 나눠져 있으며, 디지털존에서는 고객 스스로 스마트키오스크를 활용해 예금, 외환, 전자금융, 카드 등의 신규 업무와 각종 변경 신청 등을 할 수 있다.
기존 점포를 지역거점점포로 삼고 주변점포를 그룹화하는 ‘허브 앤드 스포크’ 방식도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내년부터 전국 모든 지점을 대상으로 거점 영업 체계인 ‘VG(Value Group·같이그룹)’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 제도는 우리은행 기존에 전체 영업점의 30%에 한해 시행했던 TG(투게더그룹) 전략을 확대한 것으로, 영업점 간 경쟁을 자제하고 협업을 유도해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한, KB국민, 하나은행 등 타 경쟁은행들도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를 진화시키고 있는 이유는 핀테크와 빅테크 업체와의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면 채널 역량을 높여 기존 영업점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