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남성으로 입대해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희수 전 하사에게 심신장애 기준을 적용해 강제 전역 조치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4일 제20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재적의원 과반수 이상 찬성 의견으로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군인사법 37조와 시행규칙 53조에 따르면 심신장애로 현역으로 복무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전역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적 또는 퇴역시킬 수 있다.
변 전 하사는 지난해 12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복귀한 뒤 고환 적출, 음경 훼손 등을 이유로 심신장애 3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는 전역심사위 회부 대상이다. 지난 1월 군은 변 전 하사의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고 변 전 하사의 전역을 결정했다.
하지만 전원위 참석 위원 다수는 "군인사법상 심신장애 등급표는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장애를 판단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준"이라며 "성 정체성 실현을 목적으로 자의에 의해 수술을 받은 경우 이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0월 제16차 전원위원회에서는 해당 진정을 '차별 사건'으로 보고 논의가 이뤄졌으나 14일 전원위에서는 '인권침해 사건'으로 다시 상정됐다.
"창군 이후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고 군 복무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변 하사와 같은 사례가 없어 차별 여부를 가늠한 수 있는 비교집단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인권위는 변 전 하사 강제 전역은 인권침해라는 판단이 나온 데 따라 국방부 장관과 육군참모총장에게 관련 제도 개선과 시정을 권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