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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언주 "반문·반운동권 상징으로서 온몸 던져 새 시대 열겠다"


입력 2021.01.11 07:00 수정 2021.01.11 05:19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데일리안 인터뷰

"586 다음 세대로는 처음으로 운동권에 '반기'

문정권 기세등등하던 때부터 선봉에서 싸웠다

중도와 비겁한 기회주의를 혼동해선 안돼"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4·7 재보궐선거의 의의는 문재인정권 4년 실정에 대한 심판을 바탕으로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교체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586세대의 다음 세대인 97세대로 운동권 비판의 선봉에 섰던 자신이 당선된다면 정권심판과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이라는 두 가지를 모두 상징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본선 경쟁력' 논란에 대해서는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치러질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도덕적 흠결이 없는 게 가장 강력한 본선 경쟁력이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모든 것을 파악한 채 본선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당원과 시민들 사이에서 최근 걱정이 많이 들려온다고 우려했다.


이언주 예비후보는 10일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누가 시장이 돼야 민주당에 끌려다니지 않고 정권교체의 교두보가 되며 정권심판의 상징성을 가장 잘 대변하겠느냐"며 "나는 초선 국회의원 때부터 민주당 내에서 운동권과 투쟁해왔고, 이후 탈당까지 결행하면서 4년째 계속 힘들게 투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인을 가리켜 "운동권 다음 세대인 90년대 학번, 70년대생의 이른바 '97세대'로서 처음으로 운동권에 반기를 든 반문(반문재인)·반운동권의 상징적 인물"이라며 "내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만큼 정권심판과 새로운 시대로 간다는 것을 상징하는 사건은 없을 것"이라고 자임했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88일 남겨둔 이날까지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판세와 구도, 후보별 강약점은 뚜렷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를 겨냥해 중도 외연 확장성과 본선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공격해오기도 한다. 이 후보는 이 질문을 듣자마자 실소하더니 "얼마나 흠잡을 게 없으면 그런 모호한 이야기로 흠을 잡느냐"며 "비리나 사생활 의혹으로 흠잡을 게 없으니, 실체가 없는 모호한 이야기를 한다"고 일축했다.


이언주 후보는 "중도와 비겁한 기회주의를 혼동하고 있다. 진정한 중도는 사회가 균형을 잃었을 때, 균형을 상실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누구보다 강하게 싸우는 것"이라며 "문재인정권이 기세등등할 때는 침묵을 지키다가, 국민들이 깨어나 '이것은 아니다'며 야당을 쳐다보기 시작하니까 선거 때 갑자기 나서는 것이야말로 정의롭지 못하게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민주당이 잘나갈 때 그 당을 탈당하고 몰락해가던 보수 진영으로 넘어와 4년째 앞장서서 싸우지 않았느냐"며 "헌신한 사람은 헌신짝처럼 버리고, 누릴 것 다 누렸던 분들이 여건이 좋아지니 나타나서 이미지로 일관해 외연 확장을 하겠다는 것은 순식간에 무너질 모래성"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우리가 잡아야할 중도층이란 결국 민주당에 실망한 국민들인데, 그 실망한 분들은 원래부터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분들보다 더 강하게 민주당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위선에 대해 어중간하게 싸우는 게 아니라, 그분들의 분노를 대변해 아주 강력하게 싸울 때 외연도 확장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거돈 권력형 성범죄 의혹에 보궐선거 열려
참된 본선 경쟁력은 사생활·도덕성 흠 없는 것
이번 보선은 특정 개인을 위한 선거가 아니다
많은 당원·시민들로부터 우려 전해듣고 있다"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날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옛 '새정치'를 내걸고 활동했던 전 새정치민주연합·국민의당·바른미래당 지역위원장 등이 지난 5일 대거 지지 선언을 하며 캠프로 합류했다며, 중도 외연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은 실체가 없다고 재차 일축했다. 오히려 진정한 본선 경쟁력은 따로 있다며 맞받았다. 이 후보는 "같은 후보 입장에서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가급적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 했지만 (특정 후보에 대한) 시민과 당원들의 우려를 많이 전해듣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언주 후보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입에 담기도 힘든 권력형 성범죄 의혹으로 이번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보면 사생활이나 도덕성의 측면에서 흠결이 없는 게 최강의 본선 경쟁력"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지만 많은 당원과 시민들이 '임명직이라면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는 수준'이라며 우려를 전달해와 저절로 많이 듣게 된다"며 "여당은 분명히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겠지만, 본선이 되기 전까지는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보궐선거는 특정 개인을 위한 선거가 아닌데, 서울시장 선거 뿐만 아니라 대선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를 우리 당 전체가 감수해가면서 선거를 치를 수는 없지 않느냐"며 "1년 2개월 임기의 시장을 왜 꼭 지금 자신이 해야 하는지 후보자 본인이 스스로 신중하게 고민을 할 필요도 있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태어나 학교 다 다닌 '부산 토박이'
르노삼성 시절에 부산 제조업 많이 알게 됐다
부산 전통시장, 세계적 관광지 될 잠재력 있어
바다 배경으로 문화·식도락 즐길 수 있을 것"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번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이 후보는 '부산경제는 이언주'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 후보는 부산의 향토기업인 흥아해운 등에서 재직한 뒤 사업을 했던 부친 밑에서 남부럽지 않게 자랐지만, IMF 외환위기 때 부친의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급격히 가세가 어려워졌다. 모친은 자영업의 길로 나섰고, 이 후보 스스로도 학습지 교사와 호프집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했다.


다행히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 후보는 빨리 돈을 벌어 집안에 쌓인 빚을 갚기 위해 변호사의 길로 나섰다. 부산 센텀시티 개발 프로젝트의 투자 자문을 했던 때가 바로 로펌에서 외국인 투자자문을 맡았던 시절이었다. 이후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직접 옮겨가 르노삼성 법무팀장과 S-OIL 상무이사를 맡는 등 전통적인 '율사'보다는 경제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언주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르노삼성 재직 시절을 가리켜 "부산공장을 수시로 들락거렸고 부산의 부품업체나 '뿌리산업'이라 불리는 금형기업, 기계쪽 중소기업들과 일을 많이 하면서 부산의 제조업 상황을 많이 알게 됐던 시기"라며 "그 당시만 해도 많은 중소기업들이 희망을 갖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이 후보는 "지금은 거의 절벽 상태"라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굉장히 어려운 상태라 많은 분들이 절망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물류허브·금융허브를 내세우며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전환하려 한 지금까지의 시도도 결과적으로 보면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이 후보는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 후보는 "부동산 임대업 하듯 금융단지에 건물만 짓고 끝났다"며 "배후 산업이 있어 돈이 필요한 일이 발생해야 금융 수요가 생길텐데, 공공기관만 유치하면 다 될 것이라 생각했으니 지역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 됐다"고 개탄했다.


원래 있던 제조업은 '절벽'이 되고 새로 들이려던 금융업은 그런 상태이니 산업 주변에서 요식업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부산의 소상공인·자영업자들도 먹먹한 상황이라고 이 후보는 전했다.


IMF 사태로 부친의 사업이 부도난 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자영업 등 각종 일에 나섰던 이 후보의 모친은 건강을 해쳐 지난 2011년 먼저 세상을 떠났다. 이 후보가 거리 인사를 나갔을 때 코로나 사태로 고생하는 자영업자들을 보며 "울컥 해서 같이 부둥켜안고 울기도 하고 그런다"고 말한 것은 남 같지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하던 시절, 소상공인·자영업자 전문가로 이름을 날린 이언주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중산층의 '허리'이자 주된 구성원은 바로 자영업자"라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몰려 있는 부산의 전통시장 부흥과 관련한 다양한 복안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세계 여러 나라에 갈 때마다 그 나라의 전통시장에 관심이 많아서 꼭 가봤다. 파리의 벼룩시장, 홍콩의 몽콕 야시장, 방콕의 짜뚜짝 시장…아랍에미리트에도 수크가 있고, 터키에 가면 그랜드 바자르가 있다"며 "부산 국제시장이나 자갈치 시장을 비롯해 각종 어시장 등 과거부터 전통 있는 시장들도 그렇게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국제시장은 과거 깡통시장이라고 해서 전세계의 온갖 잡화가 다 모이는 곳이었는데, 이런 시장을 관광지화 시켜야 한다"며 "부산을 찾는 분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문화를 즐기고 식도락을 하고, 세계적인 시장과 여러 사람들의 삶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산은 바다를 끼고 있지만 휴양지라기보다는 도시이기 때문에 바다만 보고 가게 해서는 안 된다. 바다만 보고 간다면 해운대·광안리에 태종대까지 기껏해야 하루면 끝 아니냐"며 "싱가포르·홍콩·시드니나 샌프란시스코처럼 바다는 하나의 멋진 배경이어야 하고 도시 자체가 문화 관광지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산업 재편, 욕 먹더라도 의지·열정 갖고 가야
부산서 정치한 분 '안면 받히는' 상황 많을 것
부산 기존 세력과 이해관계 없는 내가 적임자
히딩크처럼 부산 경제의 구원투수가 되겠다"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부산의 산업구조 재편과 관련해 이언주 후보는 누가 부산시장이 되든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산의 기존 기득권·토호 세력들과 이해관계로 얽혀있지 않은 자신이야말로 혁신을 성공시켜 부산 경제를 되살릴 적임자라고 자처했다.


이언주 후보는 "산업구조 개편이라는 게 성과가 금방 나타나는 것도 아니니, 의지와 열정을 갖고 하되 필요할 때는 욕도 먹어가면서 가야 한다"며 "나는 부산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닌 '부산 토박이'로 부산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많지만, 정치는 부산에서 하지 않아 이해관계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오랫동안 부산에서 정치를 하며 이해관계를 쌓아온 분들은 인맥과 신세로 얽히고설켜 '안면 받힌다'는 상황이 많다보니 소신과 원칙을 가지고 강력하게 (혁신을) 추진하려 해도 장애가 많을 것"이라며 "혁신을 하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도 월드컵을 앞두고 오로지 실력에 따라 이기기 위한 축구를 펼치기 위해 히딩크 감독을 영입하지 않았느냐"며 "부산은 지금 일종의 구원투수가 필요한 상황인데, 부산을 잘 알고 어떻게 혁신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으면서도 부산(의 기존 세력)에 빚이 없어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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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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