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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픽] 김용식 작가의 월무, 자유를 향한 천상과 지상의 춤


입력 2021.02.02 00:01 수정 2021.03.03 22:54        데스크 (desk@dailian.co.kr)

월무(달빛연가-turkey), 2019 ⓒ갤러리K 제공

예술가들은 보통 일반인의 시각과는 차별화되는 현실을 꿰뚫어 보는 예리한 시·감각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예술을 통해, 우리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일종의 능력을 제공하는데 김용식 작가 역시 그러하다. 그가 탐구하는 예술의 세계는 다분히 정신적이며 자기 고백적이다.


김용식 작가의 작품 속 정신세계는 인간의 원초적 생명에 근원을 두고 있으며 우주의 신비와 시간성을 초월한 신화적 요소도 다분히 담겼다. 그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월무’(月舞) 시리즈 속 달은 하나의 생명체처럼 계속해서 움직이고, 숨 쉬고, 모양을 변화하는 유기체와 같고 나아가 춤을 추듯 생의 감정들을 쏟아낸다. 현실 세계를 초월한 이상향, 다시 말해 인간의 자유를 향한 강렬한 몸짓이다. 다음은 작가 노트에 나온 내용이다.


“온갖 번잡한 일상들이 교차하고 굉음이 난무하는 해의 시간이 지나간 뒤, 가시적인 형체들이 어둠의 베일에 가려지고 문명의 부산물인 기계적인 소음마저 잦아든 시간, 고요한 어둠의 적막 사이로 우주의 저 먼 곳에서 한 줄기 빛이 보인다. 그 빛은 점점 크게 다가와 어둠을 내몰고, 그 자리에 찬란한 월광을 배경으로 육신의 덩어리를 벗어던지고 새털처럼 순수한 영혼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어두운 공간을 부유하며 생명의 운무를 시작한다.


그들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우주의 저 먼 곳, 아니면 우리네 일상에서 매일 만났던 그 사람들일까? 어둠의 시간이 계속되는 동안 그들은 월광의 기운을 온몸에 에너지로 받으며 공간을 한없이 자유롭게 비상한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그들은 비상의 몸짓을 접고 대지에 뿌리를 내린다. 천상의 기운과 대지의 기운을 모아 강건하고 충만한 육신으로 변모하여 새 생명의 잉태를 준비한다. 그들은 대지의 풍요로움과 생명의 신비에 감사하며 축제의 나팔을 불고 ‘월무’의 몸짓을 계속한다.”


작가의 표현 기법을 살펴보면 번짐과 중첩, 긁어내기의 기법을 반복한다. 번짐에서 드러나는 환상적 부드러움, 섬세하게 긁힌 선에서는 까칠한 재질감과 깊은 표피 속에서 수줍게 드러나는 색채의 승화를 느낄 수 있다. 시간성, 공간성, 음악성이 함께 어우러지며 환상적으로 어두운 청색조를 배경으로 한 월광, 현실로의 회귀를 경험케 한다.


김용식 작가 ⓒ데일리안DB

김용식 작가의 작품은, 구상과 비구상, 평면과 공간, 현실과 이상, 신화와 종교, 육체와 영혼, 정(靜)과 동(動), 수평과 수직이 혼재돼 있다. 현대문명에 피폐해져 가는 자연과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갈등이 은밀히 감춰진 우울과 가련의 정조를 자아낸다. 동시에 공간 속을 자유로이 유영하며 비상하는 몸짓은 생명의 환희와 경쾌한 약동감을 발산한다. 무위를 지향하는 우리 미술의 정신적 태도에 접근해가는 작가의 ‘월무’가 계속해서 새로운 몸짓으로 태어나기를 기대하며 그의 작업을 언제까지나 지켜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작가 김용식/ 한국미술협회 이사, 안동예술인 공로산, 매일미술대전 입선, 제7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전국문화미술대전 입선, 제4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살롱 앙데팡당 한국전, MOMA 갤러리 개인전, 인사아트센터 개인전, 안동 예술의전당 개인전, 가나인사아트센터 개인전, 예술의전당 의식의 확산전, 몬트리올 퀘백 라 갤러리 아트 컨템포리안 초대전(캐나다), 도쿄 시립미술관 국제 IMPACT전(일본), 파리 살롱 줴지아 한국작가 선정(Espace Eiffel-Branly, 프랑스), 서울600년 기념관 신미술대전 초대작가, 캐나다 한국 총영사관 전시실 한국-캐나다 초대작가전(캐나다), International Contemporary Art Fair Art3f PARIS(프랑스), 우시 미술관 초대전(중국), Carrousel du Louvre Paris Art Fair(프랑스), 그 외 개인전 및 초대전 다수


글/임지현 갤러리K 큐레이터 gallerykjihyun@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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