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인 가사도우미를 감시한다는 이유로 굶기고 고문하며 학대를 일삼다 결국 숨지게 한 싱가포르 집주인이 5년여 만에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25일 AFP통신 및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에 따르면 가이야티리 무루가얀(40)은 이틀 전 결심공판에서 미얀마인 가사도우미 피앙 응아이 돈(사망 당시 24세)에 대한 과실치사 등 28개 범죄 혐의를 인정했다.
피앙 응아이 돈이 숨을 거둔지 5년 만에 가이야티리의 법적 심판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2015년 5월 가이야티리와 그의 경찰관 남편은 자녀들을 돌봐줄 사람이 필요해 당시 23세이던 피앙 응아이 돈을 가사도우미로 고용했다. 이후 가이야티리는 거의 매일 가사도우미에게 폭력을 저질렀다.
가이야티리는 피앙 응아이 돈을 감시하는 차원에서 문을 열어둔 채 용변을 보고 샤워도 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피앙 응 아이돈은 밤에만 5시간을 겨우 잘 수 있었고, 식사도 극히 소량만 제공받았다.
이로 인해 사망 당시 피앙 응아이 돈의 몸무게는 24㎏에 불과했다. 처음 그 집에 들어갔을 때의 몸무게에 비해 3분의 1이 넘게 빠진 것이다.
1년 여 동안 자행된 가이야티리의 학대를 견디지 못한 피앙 응아이 돈은 결국 지난 2016년 7월 사망했다.
싱가포르 검찰은 공판에서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렇게 사악하고 철저히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대한 것은 법원이 정의로운 분노를 할 이유가 된다"며 "이번 사건은 싱가포르에서 발생한 최악의 학대 사건으로, 가능한 한 최고의 법적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세핀 테오 싱가포르 인력부 장관은 스트레이츠 타임즈에 "끔찍한 일"이라며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공동체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학대 징후가 있는지 살피고 당국에 알리도록 도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가이야티리는 선고 공판에서 종신형 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