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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시대 끝나나①] 치솟는 금리, 요동치는 글로벌금융시장


입력 2021.03.02 07:00 수정 2021.02.26 17:49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美국채금리 인상에 코스피 '출렁'…인플레이션+가계부채 부담 우려

금융당국 "자산변동성 모니터링 강화"…한은도 국채 매입 확대나서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국내 증시가 맥을 못추고 있다. ⓒ픽사베이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코스피가 크게 흔들렸다. 사상 처음으로 쌓아올린 3000선이 붕괴됐고, 지난 연말부터 그려온 상승곡선도 꺾이며 불안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인한 경기회복 기대감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미국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면서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채를 발행해 1조9000억달러의 재난지원금을 더 푼다는 소식에 금리는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국내에 미칠 파장은 외국인자금 이탈과 원화 급락 등 시장 변동성 확대뿐만 아니라 실물경제 불확실성까지 키울 수 있다. 시장 안팎에선 '저금리 돈잔치'를 벌인 후유증이 곳곳에서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편집자주>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이 세계 금융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한때 1.61%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마켓에 한파를 몰고 왔다.


당장 뉴욕증시는 급락세를 연출했다. 경기 회복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 보다 각각 1.75%, 2.45% 급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10월 28일 이후 4개월만에 최대인 3.52% 폭락했다.


코스피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6일 코스피 지수는 미국 국채발 악재에 전날 보다 3% 가까이 하락하며 3012.95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3000선이 무너졌고, 외국인은 2조8005억원을 팔아치웠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7원 급등(원화가치 급락)한 1123.5원으로 마감했다.


무엇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우려는 없다"며 완화적인 통화 정책 유지를 거듭 강조했지만, 시장은 그의 '입' 보다 국채 금리 상승세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달 24일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을 달랬지만, 다음날 국채 금리는 다시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유동성 공급 축소가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선 경제 회복 움직임과 함께 물가 상승 전망이 금리에 꾸준한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고, 미 재무부의 국채 입찰 결과가 부진한 것을 금리 상승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시장의 운명을 쥔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저금리 돈잔치'는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픽사베이

시장금리가 불안해지자 우리나라 통화‧금융당국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상반기 총 7조원 규모의 국고채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당초 시장의 전망보다 '반박자' 빠른 결정으로, 불안감이 확산하기 전에 서둘러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실제 최근 시장 금리가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22일 연 1.922%로 2019년 5월 3일 이후 처음으로 연 1.9%선을 넘어섰다. 이에 한은은 시장금리 급변동 등 필요시에는 시장안정화 차원의 추가적인 대응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경고등을 켰다. 정권의 '돈풀기' 기조에도 지난해 사상 최초로 1700조원을 넘긴 가계부채 문제를 지적하며 시장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 금리 상승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증가한 가계·기업부채의 상환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경제 중대본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장기 국채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향후 자산가격 변동성 확대요인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국내 금리 상승까지는 시차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1월 예금은행의 대출금리 평균은 작년 12월(2.74%)보다 0.02%p 낮은 연 2.72%로 집계됐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은 공통적으로 경기에 초점을 맞출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커지는 부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지 고민할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이론의 여지없이 경기가 정상화할 때까지 어떤 식으로든 완화적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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