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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묻자 0.5초만에 '버렸다'…답답할 뿐" 한강 사망 대학생 父 호소


입력 2021.05.03 11:39 수정 2021.05.03 16:22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손정민씨 아버지 "사망 원인 밝혀달라" 호소

"실족할 수 없는 위치다"

"신발 보여달라고 하니 0.5초 만에 '버렸다' 대답 들어"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엿새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손정민(22)씨의 아버지 손현씨가 아들의 사망 원인을 정확히 알고 싶다며 호소하고 나섰다.


ⓒ손정민씨 아버지 블로그

손씨의 아버지는 2일 KBS와 인터뷰에서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사망의 구체적인 원인을 밝혀달라"며 "(아들이) 왜 그랬는지를 알고 싶다. 그것만 알면 정민이를 잘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그는 "술 먹고 자다 일어난 애가 걸어가서 한강에 빠졌다는 것을 어떤 부모가 납득하겠나"라며 "거기(손씨가 실종된 위치)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실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3일 손씨의 아버지는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서도 아들이 사망한 날 발생한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당일 손씨와 함께 있던 친구를 둘러싼 의문들이 온라인상에서 증폭되는 상황이다.


손씨의 아버지는 "(친구가) 3시 반은 우리 깨우는 게 미안해서 전화했다고 쳐요. 4시 반에 애가 안 깬다는 것도 알았어. 그러고 5시 반에 와서도 우리 집에 전화 안 한다고요? 그게 상식적으로 말이 됩니까"라며 손씨와 함께 있던 친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정민씨 아버지 블로그

또한 그는 사건 당일 손씨의 친구가 버렸다는 신발도 언급했다.


손씨의 아버지는 "2시에 동영상 찍은 이후에 자다가 우리 아들이 일어나서 막 뛰어다니다 넘어지면서 신음소리를 들었다. 그때 자기(친구)도 얘를 일으켜 세우고 이러느라고 바지와 옷에 흙이 많이 묻었다는 얘기를 했어요. 우리 아들은 더 더러울 텐데 그걸 감안해서 찾아야 될 거 아니에요"라며 "그런데 그 주변에 그렇게 더러워질 데가 없단 말이에요. 진흙이 없어. 잔디밭, 모래, 풀, 물인데 뭐가 더러워진 거지? 봐야 되겠다. 바지는 빨았을 테고 신발을 보여달라고 아빠한테 얘기했을 때 0.5초 만에 나온 답은 '버렸다'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씨의 아버지는 "거기서 우리는 두 가지 의문사항이 생긴다"면서 "보통의 아빠가 애 신발 버린 걸 그렇게 알고 있어서 물어보자마자 대답을 하는 건 이상하다. 상식적으로는 '잘 모르겠는데요. 물어볼게요. 어디 있겠죠'라고 하는 게 정상인 것 같은데 신발을 버린 거를 아빠가 알고 있고 즉답을 한다는 것은 아주 이상하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그 신발은 CCTV에 나오잖아요. 4시 30분 CCTV에 나올 텐데 저는 안 봤지만 '그게 그렇게 얼마나 더러워서 버렸을까? 급할 건가?'라고 제가 형사 취조하듯이 따질 수가 없잖아요. 답답할 뿐인 거지"라고 토로했다.


ⓒ연합뉴스

앞서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손씨의 시신을 부검한 뒤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취지의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손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과수는 육안으로 감식한 결과, 왼쪽 귀 뒷부분에 손가락 2마디 크기의 자상이 2개 있으나, (이 상처가) 두개골을 파고 들어가진 않았다고 한다"면서 "무엇으로 맞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상이) 직접 사인은 아니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뺨 근육이 파열됐다고 한다. 입안의 치아는 괜찮은 상태"라며 "누구한테 맞은 건지, 어딘가에 부딪힌 건지는 아직 모른다"고 전했다.


국과수는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정밀 검사할 예정이며, 사망 원인은 약 15일 뒤에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실족사뿐 아니라 타살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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