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하면 변호사 선임 없이 사과를 했을텐데, 아이 보호해야 할 이유 있는 것 아닌가"
"새벽 3시30분 애들은 술 많이 안취했다…4만원 정도 술사서 마시면 얼마나 마셨겠나?"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엿새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22)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100% 타살당한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일 손씨와 술을 마신 친구 A씨가 친구를 깨우지 않고 손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귀가한 점, A씨가 당일 신었던 아들의 신발을 버렸다는 점, 무엇보다 아직까지도 조문을 하지 않고 현재 연락두절인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3일 서울 강남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손씨의 아버지는 데일리안 기자와 만나 "손씨의 죽음은 100% 타살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같이 있었던 친구 A씨를 심정적으로 의심하느냐?"는 질문에는 "확률적으로 얘(정민이) 스스로 잘못됐을 가능성 1%, 제3자가 그랬을 경우 5% 정도, 나머지는 얘(정민이)가 100% 어딘가에 관여 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재 친구 A씨는 손 씨의 빈소를 찾아오지 않고, 연락두절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구 A씨는 손씨 실종 당일 오전 3시30분쯤 잠에서 깨 자신의 어머니에게 "정민이가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전화에 말했고, 다시 잠들었다가 4시30분쯤 친구인 손씨를 깨우지 않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손씨 휴대폰을 들고 귀가했는데 자신이 왜 손씨의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손씨의 아버지는 "(A씨가 오전 3시30분에 전화를 하지 않은 것 등에 대해) 도의적으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야 하는데 안 하는 이유는 두 가지 밖에 없다"면서 "(A씨 측이) 결백하면 변호사 선임 없이 사과를 했을텐데, 아이를 보호해야 할 이유가 있거나 뭔가 실수나 문제가 있으니 지금 이러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A씨는) 사고 당일 정민이가 (일어나서 뛰어다니다 넘어지면서) 신음소리를 내 당황했고, 그런 정민이를 끌어 올리느라 신발과 옷이 더러워졌다는 얘기를 했다"며 "(A씨가) 할머니가 최근 돌아가시고 친구와 멀어진 것 같아 정민이가 힘들어했다는 식으로 유도하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주변은 잔디밭 등으로 옷이 더러워질 만큼 더러워질 데가 없다. A씨 아버지에게 전화해 옷은 빨았을 것이고 신발이라도 보여달라고 요청했는데, 물어보자마자 나온 답은 '버렸다'였다"고 전했다. 그는 "그때 증거인멸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어떻게 아버지가 알고 있듯이 바로 대답을 하느냐"고 반문했다.
손씨 아버지는 "사고 당일 3시30분 애들이 술에 많이 안 취했다고 본다"면서 "술 산 거 해봤자 4만원 정도인데 얼마나 마셨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한 시간도 안 돼 정신이 없어 애(정민이) 휴대전화를 가져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손 씨와 함께 있던 친구의 행동을 거듭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반포한강공원에서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친구 A씨와 술을 마신 채 잠이 들었다가 사라진 의대생 손씨는 실종 엿새만인 지난달 30일 오후 3시 50분쯤 실종 장소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발견됐다.
유족은 손씨의 머리 뒤쪽에 2개의 찢어진 상처가 있었다며 부검을 의뢰했다. 유족에 따르면 국과수가 지난 1일 육안으로 감식한 결과 손씨 왼쪽 뒷부분에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자상이 두 개가 있으나, 이 자상이 직접적인 사인은 아니라는 소견을 밝혔다. 손씨는 뺨 근육 부분도 일부 파열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민씨의 사망 원인은 부검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는 약 15일 뒤에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실족사와 타살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