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손정민 아버지 손현씨 장례식 후 인터뷰
"3시 30분과 4시 30분 사이 무슨 일 있었는지 알고싶다"
국민청원 30만명 이상 동의에 대해 "감사하다"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잠들다 실종된 뒤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故손정민씨 부친 손현씨가 "딱 하나 알고 싶은 건 어떻게 아들이 한강에 들어갔느냐"라며 "3시 30분과 4시 30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만 알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손현씨는 아들의 발인을 마친 지난 5일 KBS라디오 '주진우의 라이브'에서 "오늘 정민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갔다"며 "(아들이) 유골로 돌아와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심경을 전했다.
아들 실종된 날 손현씨, 친구와 마주친 당시 떠올려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손현씨는 아들이 외출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故손정민씨는 지난 4월 24일 오후 11시쯤 외출했다.
손현씨는 "저는 얼굴을 못 보고 방에 있었는데 '다녀오겠습니다' 하는 말을 듣고 끝이었다. 그러고 저는 잠이 들었고 아내는 1시 반 정도까지 카톡으로 메신저 하면서 '술 많이 먹지 마' '많이 안 먹고 있어. 그만 먹을게,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요' 이런 메신저를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25일 새벽, 손현씨는 "아내가 저를 갑자기 깨우더니 '정민이가 없어졌대, 빨리 찾아봐'라고 했다"며 "아마 5시 반 전후일 것"이라고 회상했다.
아들을 찾으러 반포 한강공원으로 향하던 중 손현씨는 "반포나들목 바로 앞에서 어떤 남학생이 오길래 정민인 줄 알았지만 가까이서 보니까 정민이가 아니었다"며 "표정도 좀 어설프고 술도 먹은 것 같고… '네가 정민이 친구니'했더니 그렇다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손현씨는 다음날인 26일 월요일 저녁 아들과 함께 있었던 친구 A씨를 만났다면서 "(정민이 친구에게) 새벽 2시부터 4시 반 사이에 모든 일이 벌어졌기에 기억을 최대한 많이 살려달라고 했는데 '술 먹어서 기억이 안 나고 4시 반에 일어났을 때도 있었나 없었나 모르겠다'고 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손현씨는 아들의 친구인 A씨와 A씨 부모가 통화한 4월 25일 새벽 3시30분이 가장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A씨는 이날 3시30분 부모와 통화를 했고, 4시30분에 집에 갔다가 부모와 다시 한강으로 왔다.
손현씨는 "나에게 3시 30분 전화 이야기를 안 했다. 화가 나서 왜 그 이야기를 안 했냐고 했더니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고 이야기할 기회를 놓쳤다, 미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그 점이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경황이 없어서 그랬을까"라고 묻자 손현씨는 "절대 그럴 수 없다. 제가 2~4시30분을 분명히 특정했다"라고 확신했다. 또한 진행자가 "그 친구 휴대폰 행방을 아직 못 찾았는가"라는 질문에 손현씨는 "못 찾기도 했고 찾기도 어려울 것 같다. 이 정도로 완벽하게 수습을 했으면 찾아도 저게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초경찰서장 만난 손현씨 "그분께 약속을 받은 게 있다"
손현씨는 "아들의 주검이 발견된 날(4월 30일) 오열한 아내와 제가 걸어갈 때 마침 서초경찰서장님 만났다"며 그 때 "그분께 약속을 받은 게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초서장에게 '서장님이 말씀하신 게 맞으면 저는 어떤 것이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데 알 수 없다, 이런 말씀은 듣고 싶지 않다'라는 말을 했다"며 "(서초서장이)'열심히 하겠다'라는 다짐을 주셨다, 그 뒤로 인력도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故손정민씨 사건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3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데 대해 손현씨는 "그런 성원이 없었더라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다. 일면식도 없는데 장례식장에 와주신 분, 오늘 장지까지 와주신 분들이 있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현실은 안 바뀌어 있다. 제 아들은 죽었다. 딱 하나 아들이 어떻게 한강에 들어갔는지 3시 30분과 4시 30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만 알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