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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유시민의 세치 혀


입력 2021.12.12 08:02 수정 2021.12.11 07:24        데스크 (desk@dailian.co.kr)

전에는 옳은 말 싸가지 없이 했으나 이젠 옳지도 않아

몸 따로 마음 따로 강남좌파의 전형, 이재명 나팔수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저토록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는 어디서 배웠을까?”

올해 4.7 보선에서 부산시장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3선 의원 김영춘(59)이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시민의 말버르장머리에 대해 지난날 이렇게 말했을 때 모두가 무릎을 쳤다. 유시민을 혐오하는 보수우파들 사이에서도 그의 사람됨을 한마디로 요약한 명 인물평으로서 이 말이 기회 있을 때마다 회자됐다.


그러나 ‘싸가지 없기는 하나 옳다’는 그의 말조차 옳지 않은 것이 된 지 오래 됐다. 대표적인 것이 조국 사태 당시 그가 지어낸 희대의 요설(饒舌, 말을 번지르르하게 엮어가는 솜씨)이다.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조국의 아내 정경심이 반바지 차림으로 야밤에 자신이 근무하는 대학 사무실에 잠입, 컴퓨터를 빼돌린 행위가 증거 인멸이 아닌 (검찰의 장난을 사전 차단키 위한) 증거 보전 목적이었다고 한 그 말 말이다.


유시민의 이런 요설을 말장난이라고 하면 너무 관대한 평가다. 그의 이름, 그가 지닌 영향력으로 미루어 그 말장난은 단순히 말의 유희 수준을 넘어 매우 위험한 위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도 진영에서 진중권 같은 논객들이 세상의 이슈, 논란거리들을 어느 한 쪽이 옳고 그르다는 식으로 재단하는 역할을 하듯이 유시민도 대깨문을 비롯한 진보 진영에 논리적(요설적) 무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가 돌아왔다. 정확히 말하면 그의 세치 혀다. 올해 초 정치 비평을 중단한다고 선언했을 때 그 말을 믿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의 복귀는 시간문제였다. 좌파나 우파 공히 그렇게 믿고 있었으므로 그의 인격과 신뢰도는 이미 판가름이 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그의 요설이 감싸게 될 인물과 그 시기가 매우 흥미롭다.


인간 이재명을 과연 그가 어떻게 옹호하고 홍보할지 그의 혀를 지켜보는 마음이 자못 짓궂기까지 하다. 유시민은 엊그제 한 방송에 나와 그런 짓궂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대장동 개발은) 100% 민영에 비해 공적으로 개발 이익을 다 가져오지 못했다는 점은 지적할 수 있으나 잘한 일이다. 국민의힘은 개발 이익을 하나도 못 가져오게 법을 만들고 제도를 만들었던 사람들이다.”

“(이재명의 조국 사과는) 그 정도도 이야기 못 하면 대통령 후보라고 할 수 없다. 비판을 선명하고 강력하게 하는 사람(조국)일수록 그것과 어긋나는 행위를 하면 더 많은 비난을 받게 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 후보는) 그 점을 말한 것이다. 조국도 (정권 재창출을 위해) 이재명의 비판을 달게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

유시민은 조국 부부의 범죄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그 특유의 그럴듯한 비유 기법을 동원해서 합리화했다.


“사람들이 다 카메라 없는 데서는 속도위반을 하는데, 나한테만 GPS 추적기를 부착해 내가 한 모든 신호위반을 다 잡아내서 과태료를 때린다. 이런 검찰권 행사가 적절했느냐는 문제가 있다.”

모두가 음주운전을 하는 세상에서 재수 없게 걸린 사람과 같은 경우가 조국 사태라는 요설이다. 이런 유시민이 이재명의 형수 욕설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했을까?


“뿔이 엄청 났고, 감정 조절을 못해서, 그렇게 돌려서 미러링을 했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는데, 이제 안 그런 거 같죠? 그럼 됐지 뭐.”

미러링이라……. 유시민 류(類)의 말장난꾼들은 곧잘 이런 생소한 말(특히 외국어)을 사용해 독자와 시청자들을 속이려 든다. 그럴듯하고 멋있는 말로 들려 진실을 못 보게 되고, 알고 있던 사실이 다른 걸로 바뀌어버리는 효과가 있다. 그는 바로 이것을 노리고 아는 체하며 유식한 용어를 쓰는 것이다.


미러링(Mirroring, 무의식적 모방 행위)은 그 모방의 대상이 쓰는 말과 행동을 거울보고 반영하듯 자신이 따라 함으로써 그 대상과의 관계를 밀접하게 하려는 행위를 뜻한다. 이재명이 쌍욕을 한 형수가 쌍욕을 하는 사람이란 말을 유시민은 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의 형 이재선(작고, 이재명에 의한 강제 입원 의혹의 주인공이었던 회계사) 부인 박인복은 성남시장인 시동생 이재명처럼 쌍욕을 하는 여성이 아니었음은 물론이다.


유식을 자랑하려다 무식을 자랑하고 있는 유시민은 강남좌파의 전형이다. 마음과 몸이 따로 노는 위선적인 인간형……. 그가 사는 집은 그의 부인이 4년 전 13억여원을 현금으로 주고 산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고급 빌라라고 보도됐다. 요즘 시가는 27억원 정도라고 하니 14억원의 불로소득이 생긴 셈이다.


그는 국민들의 부동산 분노가 폭발하고 있던 작년 연말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새해 소망으로 “더 이상 ‘땅 사고팔아 부자 돼야지’ 하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그는 또 부동산 중과세를 여러 차례 주장해온 사람이기도 하다.


유시민이 자기들 부부 소유 빌라 가격 폭등으로 생긴 미실현 이익을 나중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하거나 그 액수를 거의 환수하는 세금 부과 방식의 세제 개편을 과연 주장할 것인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데 필자는 돈 500원을 건다.


60세 이후에는 “뇌세포가 죽어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고 했던 유시민. 이재명 나팔수로 전선에 복귀한 62세의 그가 앞으로 놀릴 요설을 읽고 듣는 재미가 심심치 않게 됐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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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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