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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이준호, 우려를 확신으로 바꾸는 힘


입력 2021.12.17 08:40 수정 2021.12.17 08:4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배우 이준호가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하게 담긴 정조 이산을 만들어가고 있다. 첫 사극에서 이산이라는 인기 있는 왕을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법도 했지만, 이준호는 능청스럽게, 또 때로는 무게감 있게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MBC

현재 방송 중인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 최근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첫 방송 당시에는 5.6%라는 무난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이산(이준호 분)과 덕임(이세영 분)의 애틋하면서도 달달한 멜로와 디테일한 고증으로 무게감을 놓치지 않은 장점들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주인공 이산을 새롭게 그려낸 이준호가 있다. 군 전역 후 이제 막 컴백을 하는 이준호가 ‘옷소매 붉은 끝동’의 이산을 연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우려의 시선은 있었다. 이미 다수의 작품에서 연기력을 입증한 이준호지만, MBC 드라마 ‘이산’의 이서진과 영화 ‘역린’의 현빈 등 이미 걸출한 배우들이 이산을 무게감 있게 그려낸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첫 사극에서 이준호가 얼마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걱정과 기대의 시선이 동시에 있었던 것이다.


이준호는 자신만의 개성으로 걱정의 시선을 말끔하게 지웠다. 우선 첫사랑 덕임에게 푹 빠진 청년 이산의 모습을 풋풋하게 연기하며 기존의 캐릭터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사랑에 속수무책으로 빠져드는 설렘 가득한 모습부터 자신을 밀어내는 덕임에게 상처 받은 모습, 그러면서도 덕임에게 자신의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당당함까지. 감정의 폭을 섬세하게 채워가며 ‘옷소매 붉은 끝동’의 로맨스를 애틋하게 그려냈다.


영조(이덕화 분)와의 애증 가득한 관계도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한밤중 동궁전을 찾은 영조에게 영문도 모르는 채 얻어맞으면서 복잡한 감정을 토해내는 장면은 온라인상에서 회자가 되며 입소문에 한몫을 하기도 했다. 남다른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영조와 그를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책임감을 느끼는 복잡한 내면을 섬세한 연기로 구현해냈다는 평가였다. 여기에 영조의 치매로 대리청정을 할 때는 군주의 위엄 넘치는 모습도 무리 없이 표현하며 ‘옷소매 붉은 끝동’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고 있다.


이렇듯 탄탄한 연기력으로 우려를 확신으로 바꾼 이준호는 그간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그룹 2PM 활동을 하다 뒤늦게 연기에 도전한 그는 영화 ‘감시자’들에서 감시팀의 능청스러운 막내 다람쥐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었다.


이후 영화 ‘스물’에서는 에너지 넘치는 20대 청년 동우를 유쾌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으며, 드라마 ‘김과장’에서는 얄미운 악역으로 변신해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드라마에서 TQ그룹의 재무이사 서율 역을 맡은 그는 오만한 태도로 분노를 유발하다가도, 가끔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주며 미워할 수 없는 얄미운 악역을 탄생시켰다. 당시에도 ‘선한 얼굴로 악역을 어떻게 소화할까’라는 기대 반 걱정 반의 의견들을 능청스러운 연기로 돌파해낸 것이다.


악역이면 악역, 코믹이면 코믹, 이제는 사극까지 능숙하게 소화하는 이준호에게 이제는 더 이상 걱정의 시선은 따라붙지 않을 것 같다. 늘 기대 이상의 연기로 제 몫 이상의 역할을 해내는 이준호가 어떤 개성으로 시청자들을 다시 찾을지, ‘믿고 보는’ 배우가 된 이준호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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