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시대가 변하고 있다…정치, 그만둔다"
부산시장 후보 인물난 겪고 있는 민주, 당혹
김해영·변성완·류영진 등 거론…정치적 중량감 아쉽다는 평가
박재호 부산시당 위원장 "출마 의지 강하고 젊은 인물이 적합"
6·1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빨간불'이 켜졌다. 부산시장 유력 후보로 꼽혔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21일 전격적으로 정계 은퇴와 함께 6·1 지방선거 불출마를 천명하면서다. 부산 현역 의원 3인방(박재호·전재수·최인호) 모두 부산시장 불출마 의사를 밝힌데 이어 김 전 장관까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은 후보 물색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치를 그만둔다"며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시대가 변하고 있다. 이제 민주주의, 통일, 기득권 타파 등 거대 담론의 시대가 아니라 생활정치의 시대가 됐다"며 "저를 정치에 뛰어들게 만들었던 거대 담론의 시대가 저물고 생활정치의 시대가 왔다면 나는 거기에 적합한 정치인인가를 자문자답해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기간 내내 제가 정치 일선에서 계속 활동해야 하는가에 대해 근본적인 번민의 시간을 가졌다"며 "선거만 있으면 출마하는 직업적 정치인의 길을 더 이상 걷고 싶지는 않다. 다른 도전자들에게 기회를 넘겨주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했다. 이제 정치인의 생활을 청산하고 국민 속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의 갑작스러운 정계 은퇴 선언으로 부산시장 후보 인물난을 겪고 있는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3·9 대선 패배 후 부산 현역 의원 3인방(박재호·전재수·최인호)은 모두 불출마 의사를 표명했다. 해당 지역구를 대체할 인물이 현실적으로 전무하다는 판단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스터 쓴소리' 김해영 전 의원과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 류영진 전 식약처장,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젊고 참신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지도나 정치적 중량감이 크지 않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재호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만나 "(김 전 장관의 결정이) 안타깝다"면서도 "이번 선거는 출마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젊고 참신한 인물이 후보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찍었던 부산 시민들이 다시 힘을 모은다면, 부산시장 선거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과거와 달리 민주당이 부산에서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만큼, 실용적이고 참신한 인물을 내세운다면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부산에서 38.15%의 지지를 받았다. 부산에 연고가 없는 이 후보가 18대와 19대 때 문재인 후보가 기록한 39.8%와 38.71%에 준하는 득표율을 기록하자, 민주당이 부산에서 40%에 육박하는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편 국민의힘에선 박형준 현 시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부산을 지역구로 둔 5선의 서병수·조경태 의원, 3선의 이헌승·하태경 의원, 박민식 전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