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민주당 좀 더 설득하라" 文메시지에 사표 철회 김오수, 이제 국회서 싸운다


입력 2022.04.19 05:01 수정 2022.04.19 08:17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文대통령, 김오수와의 면담서 "국회의 입법도 국민 위한 것이어야"…대화·타협 통한 절충안 주문

"검찰총장은 현 상황에 대한 책임 없으니 임기 지키고 역할 다해달라"

김오수, 법안거부권 등도 요청한 듯…법사위 전체회의 곧 열려

고검장들 "총장 중심으로 국회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해 검수완박 저지 나설 것"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청와대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반발해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던 김오수 검찰총장이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 후 사표를 철회키로 했다.


김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 퇴근길에서 대통령의 사표 반려를 수용하느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공직자는 임명권자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사즉생의 마음이었는데, 마지막까지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전날 “검수완박 법안 입법 절차를 둘러싸고 벌어진 갈등과 분란에 대해 국민과 검찰 구성원들에게 죄송하다”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 그는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한 후 휴가를 내고 휴대전화 전원을 끈 채 침묵 모드에 들어갔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총장의 사표를 반려한 뒤 그를 청와대로 불러 70분간 면담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검찰총장은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이 없으니 임기를 지키고 역할을 다해달라”며 “이럴 때일수록 총장이 중심을 잡고, 검찰 조직이 흔들리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개혁은 검경의 입장을 떠나 국민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 국회의 입법도 그래야 한다"고 강조해 더불어민주당과 검찰 양쪽 모두 자신들의 입장이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이번 사안에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촉구하고, 극한충돌 대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절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양쪽 모두에게 전달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이날 면담에서 '검수완박 법안' 자체에 대한 찬반 입장은 드러내지 않았다. 아울러 민주당을 향해 성찰과 대화를 강조하는 듯한 주문을 했지만, 지난해 검수완박 입법 논의 때 처럼 '속도조절'을 촉구하는 등 분명한 발언은 내놓지 않았다.


김 총장은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당부를 받아들였고, 검찰은 앞으로도 김 총장을 구심점으로 삼아 검수완박 저지에 나설 계획이다. 김 총장의 사표 제출로 취소됐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도 다시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총장은 이날 문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에 대해 “검찰 구성원들을 대표해서 검수완박 법안의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며 “검찰 수사 공정성·중립성 확보방안에 대해서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면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검수완박이 가져올 범죄 대응 능력 저하와 민주당의 법안처리 강행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법안거부권 등 제동 수단의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면담 후 대검으로 돌아와 전국고검장회의를 진행 중인 고검장들과 만나 면담 내용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 총장으로부터 면담 결과를 들은 고검장들은 “앞으로 총장을 중심으로 국회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해 법안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검장들은 1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국회에 제출된 법안에 많은 모순과 문제점이 있어 심각한 혼란과 국민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총장에게 이런 의견을 전달하고 향후 국회에 출석해 검찰 의견을 적극 개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는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 주재로 이성윤 서울고검장, 김관정 수원고검장, 여환섭 대전고검장, 조종태 광주고검장, 권순범 대구고검장, 조재연 부산고검장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회의는 오전 9시 30분 시작돼 오후 4시께 종료됐다가, 김오수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을 마치고 대검에 복귀한 오후 7시께부터 1시간가량 추가로 열렸다.


이날 오전 회의가 시작될 때만 해도 전날 사의를 표명한 김 총장에 이어 고검장들까지 '검수완박' 발의에 반발하는 사표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면담에서 김 총장의 사표를 반려하며 "임기를 지키고 역할을 다하라"고 당부하면서, 회의 결론은 민주당 설득에 좀 더 나서자는 쪽으로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수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