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전 이끌 '깜짝 인사' 가능성도
이동걸 KDB산업회장이 사의를 밝히면서 차기 회장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산은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6일 금융당국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이어 오는 2일 중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하고 입장을 설명할 계획이다.
그는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로 손꼽혔다. 이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과 노무현 정부에서 금융감독위 부위원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산은 회장으로 임명됐고, 연임까지 성공했다.
다만 그는 지난 2020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의 전기 만화책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건배사로 "가자!(민주당 집권) 20년!"을 제안해 거센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공약인 산은 부산 이전에 직접 반대하는 등 대립각을 세웠다. 이 회장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로, 1년 5개월 가량 남아있지만 정권 교체 이후 산은 회장도 바뀔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이유다. 이 회장도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차기 산은 회장이 정해지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차기 금융위원장이 결정돼야 정확한 방향을 알 수 있다.
다만 대통령직인수법에 따르면 대통령 당선인은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후보자만 지명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차기 금융위원장은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야 인선이 진행된다. 또 1각 내각 구성을 위한 인사 청문 일정이 지연되면서 차기 금융위원장 인선 작업이 뒤로 더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후임으로는 다양한 인사가 세평에 오르고 있다. 금융위원장에도 거론되는 윤창현 의원과 강석훈 전 청와대 경제수석,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 등이 세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이 처음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캠프에서 정책 작업에 관여했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지난달 29일 서울장학재단 이사장에 선임됐다.
일각에선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윤 당선인의 주요 공약이었던 만큼 산은 이전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예상 밖 인사가 산은 회장으로 낙점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핵심인 산은의 위치를 감안하면 새로운 수장은 정권교체 후 집권 여당의 인사가 낙점될 가능성도 크다.
한편, 이 회장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빅딜의 무산 등 대형 인수합병에 이어, 쌍용자동차와 KDB생명 매각까지 무산되면서 책임론이 거세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