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점자 나오면 입소문 나" 고3 중에서는 없는 듯
재수생 1명 '만점' 입력했지만 허위입력 가능성도
만점자 0명일 경우 2011학년도 수능 이후 13년만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가채점 결과 고3 재학생 중에서 수능 만점자가 나오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만약 재수생 중에서도 만점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이번 수능은 2011학년도 이후 13년만의 '만점자 0명' 수능이 된다. 이로 인해 '킬러문항'이 배제됐다는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불수능'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전진협)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 이후 고3 재학생 가운데 아직 전 과목 만점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진협 관계자는 "보통 수능 직후부터 학생들이 가채점에 들어가고, 전 과목 만점자가 나오면 교사들 사이에 소문이 난다"며 "아직 고3 만점자 얘기가 없는 것을 보면 이번 수능에서는 (만점자) 재학생은 보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3 재학생, 재수·N수생을 포함해 수험생 약 12만명의 가채점 정보를 보유한 메가스터디교육 관계자 역시 "재학생 중에선 수능 만점자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수· N수생 사에에서도 만점자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대인재 등 주요 재수학원에서도 가채점 결과 수강생 중 만점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가스터디교육에서는 가채점 결과 인터넷 강의를 수강한 재수생 1명이 만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가채점 결과를 부풀리거나 허위로 입력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아직은 신빙성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고3 재학생에서 만점자가 나오지 않게 되면 2022학년도 이후 2년 만의 일이 된다. 당시는 문·이과 통합 수능 첫해로서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숨돌릴 틈 없이'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고 실제로도 재수생 단 1명만 만점을 받았다. 만약 재수·N수생까지 포함해 만점자가 나오지 않게 되면 2011학년도 이후 13년 만이 된다.
이번 수능도 국어부터 수학, 영어에 이르기까지 수험생들이 지난 9월 모의평가에 비해서 상당히 어렵다고 느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만점자가 0명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사교육을 잡기 위해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밝혔음에도 수험생들에게는 와닿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월 모의평가 이후 킬러문항 배제로 출제 기조를 갑작스레 전환하면서 수험생들이 대비할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킬러문항 없는 수능이라더니 역대급 N수생까지 참전했는데 만점자가 1명도 없으면 '핵불수능' 아니냐", "킬러 없다고 그리 생색내더니 학생들 마음에 상처만 냈다"며 불만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정부의 킬러문항 개념 자체가 모호했다"며 "학생들 입장에서는 '난이도 조절을 위한 어려운 문제'가 곧 킬러문항"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