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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계 이탈 눈앞인데…민주당 기득권층 반응 '한가'


입력 2023.11.21 12:08 수정 2023.11.21 14:45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당 내부에선 "여러 목소리 있는 건 당연" 도외시

이상민 "탈당 마음 내심 갖고 있는 의원 있다" 전언

혁신계 공천 불이익 가능성에…'명낙대전' 서막도

더불어민주당 윤영찬·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이 지난 16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민주당 혁신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기득권층이 당내 민주주의 회복을 내걸며 출범한 혁신계 모임 '원칙과 상식'의 목소리를 평가절하하면서 혁신계의 추가 이탈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당 지도부와 당 주류는 '당내 다양한 목소리의 하나'로 이들의 혁신 요구를 도외시하고 있다. 탈당에 군불이 지펴지는 데 더해, 공천 학살을 우려한 비명계의 구심점 이낙연 전 대표까지 반발 메시지를 내며 '신경전'만 격화되는 양상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내 혁신계로 분류되는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이 정치세력화한 '원칙과 상식' 내에서 추가 이탈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 당의 변화 시한으로 제시한 12월 중순까지 혁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우려가 짙어진 데 따른 것이다.


'원칙과 상식' 합류 대신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시사한 이상민 의원은 이날 KBS1라디오에 출연해 "('원칙과 상식' 의원들 중에서) 그런 (탈당할) 마음을 내심 갖고 계신 의원도 있을 것"이라며 추가 탈당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이 의원은 탈당 의사를 가진 의원의 이름을 밝히진 않으면서도 "실제 실행하느냐 아니냐는 그분들이 판단하고 결정할 사항"이라고 했다.


다만 김종민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탈당 얘기는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며 "워낙 정치가 생물이기 때문에 (탈당 등)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은 섣부르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도 "우리가 정치에서 이렇게 아주 중요한 시기에 한 달, 두 달 다음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가능성은 열어뒀다.


당 주류에선 혁신계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이 구체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온적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SBS라디오에서 "당내의 여러 목소리가 있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이분들이 '어떤 다른 목소리를 내시겠다' '다양한 목소리를 내시겠다' 그걸 어떻게 뭐라 그러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이분들이 당장 탈당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움직인다 이렇게 보기는 어렵다"면서 "여러 분야에 있어서 기존에 해 오셨던 말씀이 있던 분들이다. 그런 목소리들을 조금 더 종합적으로 내시려고 하는 것 아닌가 정도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도 YTN라디오에서 "어떻게 민주당이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는 취지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의 탈당 의사에 대해선 "5선 정도 하셨으면 본인의 정치에 대한 판단과 평가가 필요하고 그러면서 국회의원을 6선을 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느냐"라며 "국회의원의 임기 연장을 위한 것보다는 민주당이 잘못됐으면 잘못됐다고 단호하게 얘기하고 꾸짖음과 그에 따르는 결정이 필요하다"라는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이처럼 당 주류가 이 대표 중심의 총선 의지를 거듭 피력하면서, 공천 학살을 우려한 이낙연 전 대표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상태다. 이 전 대표는 기존 '엄근진(엄중·근엄·진지)' 모드에서 벗어나 이재명 대표 사당화를 향한 견제를 구체화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측근들에게 "전우들의 시체 위에서 응원가를 부르지 않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고개를 드는 혁신계에 대한 불공정한 공천 현실화를 우려하면서, 실현이 되면 내년 당의 총선 지원 유세에 불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이 전 대표는 지난 18일 공개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 "본인의 사법 문제가 민주당을 옥죄고 그 여파로 당 내부의 도덕적 감수성이 퇴화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최근 당을 향해 뱉는 쓴소리들은 '원칙과 상식' 출범 시기와 맞물려 있는데, 이는 당 주류를 향해 혁신계 공천 학살에 대한 '경고장'을 보낸 것으로 읽히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이를 두고 계파 갈등에 따른 '명낙대전'이 재현되는 서막이 될 수 있단 긴장감도 감돈다.


이 전 대표는 오는 28일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이 개최하는 토론회 기조연설에도 참여하는 등 정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자리에서도 이재명 지도부와 당 주류를 향한 견제구를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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