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위 “신안산선 사고, 기둥 오설계가 원인…총체적 부실 겹쳐”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04.02 13:42  수정 2026.04.02 13:47

중앙기둥 4.72m를 설계에서는 0.335m로 적용

감리·시공사도 설계 오류 미확인

기둥에 부직포 감싸 균열 전조증상 확인 못해

설계·감리사 영업정지 최대 12개월…시공사는 8개월

손무락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위원장이 2일 세종 국토부청사에서 열린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사고 조사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지난해 4월 발생한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사고 원인으로 설계 오류가 꼽혔다. 설계 당시 실제 기둥 길이보다 짧은 기둥을 적용해 기둥이 받는 하중을 잘못 계산했다는 지적이다. 설계감리와 시공사, 시공감리도 문제를 확인 못해 사고로 이어졌다.


손무락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위원장은 2일 세종 국토부청사에서 열린 광명 신안산선 5-2공구 붕괴사고 조사 브리핑에 참석해 “실제 기둥길이는 4.72m인데 반해 설계에서는 0.335m로 매우 축소 적용됐다”며 “기둥의 구조적 취약성이 과소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발생한 구간은 두 개 노선이 만나는 지점이다. 이에 따라 중앙에 기둥을 놓고 두 개 터널을 파는 2아치구조로 설계·시공됐다. 이에 중앙기둥이 하중을 버틸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 위원장은 “중앙기둥 설계를 할 때 전산 입력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설계 검증 단계에서 확인됐어야 할 사항이지만 발견되지 않고 시공으로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설계사는 중앙기둥이 받는 하중을 잘못 계산했다. 3m 간격으로 설치되는 중앙기둥을 설계 과정에서는 간격 없이 이어지는 것으로 계산했다. 이에 따라 기둥에 가해지는 하중을 2.5배 적게 평가했다.



2아치 터널 구조. 좌·우 확폭터널 굴착 과정에서 중앙기둥에 응력이 집중되는 구조라 하중 예측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 ⓒ국토교통부

중앙기둥 길이와 함께 단층대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점도 사고를 유발했다. 단층대를 잘못 분석하면서 지반강도가 약한 곳에 강한 하중이 들어왔고 사고로 이어졌다.


시공사의 과실도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기둥은 붕괴하기 전 균열 등 전조증상이 발생하는데 현장에서는 양생과 파손 방지를 위해 기둥에 부직포를 감싸 균열을 확인하지 못했다.


손 위원장은 “양생 전 콘크리트가 충분히 굳지 않아 시공 과정 파손을 막기 위해 부직포를 감쌌다”며 “균열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자체안전점검과 터널 정기안전점검도 실시하지 않는 등 안전관리도 부실했다. 또 터널 시공 순서를 변경하면서 시공감리 단장의 승인만 받은 채 구조적 안전성을 확인하지 않았다.


박명주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 직무대리가 2일 세종 국토부청사에서 열린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사고 조사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사고 발생 직후 사고 원인으로 추측됐던 지하수는 사고에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손 위원장은 “터널 공사 전 지하에 월판선 터널이 시공돼 있었다”며 “신안산선 공사 중에는 지하수가 저하돼 영향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국토부는 설계사·건설사·감리사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 등을 추진한다. 또 업무상 과실치사상, 산업안전 법령 의무위반 등 형사처벌 사항에 대한 엄정 조치를 위해 경찰, 노동부 등 수사기관에 조사결과를 공유하기로 했다.


박명주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 직무대리는 “설계사와 설계감리사, 시공감리사는 고의 또는 과실로 산업법상 중대 재해가 발생할 경우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영업정지를 12개월까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공사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구조물에 중대한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영업정지 8개월까지로 규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업정지 외에도 부실에 대한 벌점과 담당자에 대한 형사처벌 가능하다. 국토부는 사법기관 등에 해당 내용을 공유해 담당자 등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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