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안철수에 쓴소리 "이념 따지는 건 유치"
"안철수 진보적 자유주의? 제3정당은 보조적 역할만 할 뿐"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의 ‘연대설’이 흘러나왔던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안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으로 내세운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선을 그었다. 앞서 손 고문은 지난 2000년 자신의 저서를 통해 ‘진보적 자유주의’를 주장한 바 있다.
5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지난달 이 매체와 독일에서 만난 손 고문은 안 의원의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해 “현 시대에 ‘진보적 자유주의’와 같은 이념을 따지는 것은 유치한 일”이라며 “제3정당은 보조적인 역할만 할 뿐”이라고 안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내가 13년 전 ‘진보적 자유주의’를 얘기했는데 지난 대선 때 이 표현을 굳이 쓰지 않은 이유는 정치적 이념을 내놓는 시대가 지나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3년 전 ‘춘천을 떠나며’란 책에서 ‘진보적 자유주의’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고, 지난 대선 때 이를 발전시켜 ‘저녁이 있는 삶’이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 고문은 그러면서 “이데올로기의 종언이 한참 됐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 잔재가 남아있다”며 “이제는 삶의 구체적인 요소들을 말해야 할 때로 어떤 이념과 주의로도 우리 사회 체제를 간단하게 대변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안 의원이 표방하는 ‘제3정당’이 한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에 대해선 “독일 자유민주당 등 유럽 내 제3정당들이 잘되는 것 같지만 아니더라. 결국 이들이 메이저는 되지 못한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손 고문은 정치권에서 돌고 있는 10월 재보선 출마설에 대해선 “내 이름이 거론될 일이 없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손 고문과 함께 독일에 머무르고 있는 김두관 민주당 상임고문도 안 의원의 정치행보와 자신과의 연계성과 관련, 선을 그었다.
김 고문 또한 지난달 해당 매체와 만나 “‘안철수 신당’에 참여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당에 대한 도의도 아니다”라면서 “오로지 나의 관심은 민주당 혁신을 통한 야권 재구성을 해야 한다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에 희망을 갖고 결단 끝에 (지난해 경남도지사 당시) 입당했다. 당이 거듭난 뒤 안 의원과 큰 틀에서 연대, 협력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움직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고문은 또 지난해 자신이 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면서 경남도지사직을 사퇴한 것과 관련, “당시 여러 상황으로 인해 오판했다”면서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소식을 듣고 있다. 도민들에게는 송구스러울 뿐”이라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향후 정치행보에 대해선 “내년 지방선거가 없으면 독일에서 더 공부하고 싶지만, 지금까지 받은 도움을 이제는 당에 돌려주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과 3월 독일로 출국했던 손·김 고문은 오는 8월과 10월 각각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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