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애니메이션 전설 미야자키 하야오 은퇴 선언


입력 2013.09.02 10:41 수정 2013.09.02 10:47        스팟뉴스팀

“‘바람이 분다’마지막 장편”…후계자 양성 문제로 은퇴 가능성 높아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바람이 분다'를 마지막으로 장편 애니메이션을 더 이상 만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람이 분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5일 국내 개봉을 앞둔 ‘바람이 분다’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72)의 마지막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1일 지브리 스튜디오(이하 ‘지브리’)의 호시노 고지 사장은 지브리의 최신작 ‘바람이 분다’의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초청 기자회견 자리에서 “‘바람이 분다’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야자키 감독은 6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은퇴 배경과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하지만 갑작스런 은퇴 선언의 일본 안팎에서는 은퇴 배경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오가고 있다.

사실 미야자키 감독의 은퇴 선언은 이번이 세 번째다. 미야자키 감독은 1997년 ‘원령공주’를 발표한 후 “미련이 있을 때 떠나고 싶다”는 말로 은퇴를 선언했었다. 하지만 4년 만인 2001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내놓으며, 왕의 귀한을 선언했다. 이후 또다시 은퇴를 선언하지만, 당초 기획만 하기로 했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연출하며 두 번의 은퇴 선언을 번복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은퇴를 선언했다가 다시 일선에 복귀한 이유가 선명해 보인다. 당초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호소다 마모루(‘시간을 달리는 소녀’ 연출)가 연출하려고 했으나, 미야자키 감독과 이견이 커 도중하차했었다. 결국 연출자의 공백으로 은퇴를 선언한 미야자키 감독이 연출을 맡게 된 것.

이런 이유로 미야자키 감독의 이번 은퇴 선언이 ‘후계자가 정해졌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게드전기’ 연출)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후계자로 누구를 지목할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은퇴 배경에는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 정치에 실증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브리가 매달 발행하는 ‘열풍’ 7월호에서 미야자키 감독은 아베 정권의 개헌 조건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비판하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일본 정부가 사과해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그의 발언이 일본 우익세력을 중심으로 논란이 됐고, 이에 상처 받은 미야자키 감독이 은퇴까지 결심하지 않았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본 현지 언론과 분위기는 미야자키 감독의 이번 은퇴 선언이 최근 논란이 되었던 정치적 발언과 무관한, 후계자 양성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이번 은퇴 선언은 장편 애니메이션에만 해당한다고 밝혀, 미야자키 하야오가 단편 또는 기획 부분은 차후 연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스팟뉴스팀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