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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제안 받고 ‘장고’들어간 김황식, 몸값 올리기?


입력 2014.02.07 17:32 수정 2014.02.07 17:39        백지현 기자

당내 기반없는 김황식 '추대'가 최적 카드 분석도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의 '대변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또 다시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김 전 총리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로부터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요청받고 “심사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언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당장 뭐라고 말씀드리기 힘들다”고 즉답을 피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총리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김 전 총리가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 물망에 오르기 시작할 당시에는 새누리당 내 ‘박원순 대항마’가 부재하다는 인식 속에서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등 떠밀리듯 거론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잇따른 출마설에 대해 선을 그어오던 김 전 총리도 물밑으로 여권내 인사들과 만나 출마의지를 간접적으로 밝혀왔다.

그러던 그가 “여권 서울시장 후보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과연 저인지, 또 단순한 승리를 넘어 서울시를 맡아 책임감 있게 발전시킬 역량과 자질이 있는지 깊이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뜸을 들이는 모양새다.

당은 필승전략으로서 지방선거 전 경선에서 ‘김황식-정몽준-이혜훈’ 빅매치를 통한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속셈이다. 그러나 김 전 총리의 불출마로 ‘정몽준-이혜훈’만으로 경선이 치러질 경우, 빅매치 효과를 내기에는 2% 부족하다는 평가다. 때문에 당으로서는 김 전 총리의 영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 전 총리는 오는 11일 미국으로 출구해 오는 4월까지 체류할 예정이다. 그러나 출국 전 출마입장에 대해 밝힐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손해 볼 것이 없는 김 전 총리로서는 최대한 시간을 벌어 몸값을 불린 뒤 당의 ‘추대’를 받는 것이 최적의 카드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권내 한 관계자는 김 전 총리의 행보에 대해 “명분쌓기 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간을 끌어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마지못해 나온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선거에서 지더라도 ‘나는 당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이 서기 때문에 본인도 부담은 덜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 전 총리가 이미 오래 전부터 물밑으로 출마의사에 대해 밝혔왔다. 이미 출마는 기정사실이다. 다만, 김 전 총리가 지금과 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은 당의 추대를 원하기 때문”이라며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의 경우 당내 세를 가지고 있지만, 당의 정치적 세력이 없는 김 전 총리로서는 당이 좀 더 세게 본인을 끌어 당겼으면 하는 속내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전 총리는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서울시장 출마는 그 과정으로 가기 위해 가는 과정일 뿐이다. 다만, 너무 빨리 진흙탕 싸움에 빠지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당에서 원해서 나오는 모양새를 바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다음 행보를 준비하는데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만약 선거에서 지더라도 인지도를 굳히는 데는 일정부분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일각에서는 “엘리트 관료로서의 안정적인 행보를 걸어온 김 전 총리로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다른 시각에서는 몸값 높이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지현 기자 (bevanil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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