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유병언 추정 사체, 지문과 DNA 모두 일치"
순천경찰서 "오른쪽 손가락서 지문 발견, 사체 부패 80% 진행"
전남 순천경찰서가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 송치재 부근 매실밭에서 발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 추정 사체에서 유 전 회장 본인의 지문을 확인했다고 22일 오전 밝혔다.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유병언 회장으로 추정되는 사체를 냉동실에 안치한 후, 오른쪽 손가락에서 지문 1점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유병언의 지문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우 서장은 “6월13일 부검 시 좌측 다섯 손가락을 절단해 열 가열법을 통해 지문을 채취하고나 뜨거운 물에 넣었지만, 6월18일에도 지문이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이에 6월22일에도 시도했으나 지문이 나타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도 우측 손은 계속 냉동과 건조 중이었다. 그러던 중 우측 손가락에서 지문이 약간 보여서 거기서 지문을 채취했다”고 밝혔다.
앞서 순천경찰서는 해당 사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지난 21일 사체에서 채취한 체액과 금수원 내 유병언 집무실에서 채취한 DNA시료가 정확히 일치한다는 감정 결과를 구두로 통보 받은 바 있다.
특히 순천경찰서는 해당 사체가 유 전 회장이 확실하다는 증거로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품을 예로 들었다.
우 서장에 따르면, 당시 변사체와 함께 △구원파 계열사의 제품인 스쿠알렌 빈병 1개 △유병언이 쓴 책 제목과 같은 ‘꿈같은 사랑’이라는 글씨가 인쇄된 천가방 △막걸리병 1개와 소주병2개 △고가의 명품인 로로피아나 점퍼와 와시바 신발이 발견 됐다. 다만, 점퍼와 신발은 부패한 시신을 감싸고 있었던 만큼 상당부분 훼손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 서장은 “유류품이 고가의 것이었음을 사체 발견 당시 캐치했더라면 긴급하게 국과수에 의뢰해서 수사결과가 더 빨리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면서 “초동수사가 미흡했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 서장은 “국과수가 사체의 대퇴부 뼈를 절단해 추출한 유전자 감정 과정을 진행 중”이라며 “사체가 심하게 부패했기 때문에 피부조직에서는 유전자를 추출하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현재 유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사체의 정확한 사망 시점은 아직 확인이 불가한 상태이며,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한편, 해당 사체는 지난달 12일 유 전 회장이 도피 생활 중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진 전남 순천 소재 송치재 별장에서 불과 2.5km 정도 떨어진 매실밭에서 발견됐으며, 매실밭 주인이 사체를 최초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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