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7000원 병원비 밀려 5시간 방치된 50대 끝내 사망

병원측 “도착 당시 스스로 돌아다닐 정도로 응급상황 아니였다”

병원 응급실에 갔지만 밀린 병원비 1만7000원을 안냈다는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한 50대 남성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서울 중랑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4시께 오한을 호소한 유모 씨(58)는 지인의 신고로 서울 중랑구 소재 N 병원으로 옮겨져 병원 응급실에 갔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그는 응급실과 대기실을 20분간 오가며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을 다녀왔지만 병원 직원은 응급실 대기실에 있던 유 씨에게 "밀린 병원비 1만7000원이 있으니 가족을 불러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병원측은 지난 6월 유 씨가 응급실을 찾아 영양제를 맞고 싶다고 말하며 술에 취해 폭력을 행사하고 병원비를 내지 않은채 스스로 링거를 뽑고 간 것으로 파악돼 유 씨에 대한 진료를 즉각적으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유 씨는 가족과 연락이 안되 5시간 가량을 방치된 채 정식 진료를 받지 못했으며 이후 유 씨가 구토하고 응급실 의자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본 병원 직원이 응급처치를 했지만 끝내 유 씨는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3일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병원 관계자는 "이 같은 결과가 초래돼 유감스럽다"며 "유 씨가 진료를 받지 못한 것은 맞지만, 병원 도착 당시 스스로 돌아다닐 정도로 응급 상황이 아니었고 과거 폭력적인 행동을 한 전력도 있어 가족을 불러달라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유 씨의 부검결과 '급성 복막염'이 사인이였으며 이와 관련해 경찰은 CCTV, 진료 기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