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도 모른 65억 금괴 꿀꺽했다가 엉뚱하게 덜미
강남 소재 사무실 수리하던 인테리어 작업공이 훔쳐 달아나
65억 원 상당의 금괴를 몰래 훔치다 엉뚱한 곳에서 덜미를 잡힌 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9일 인테리어 작업공 조모 씨를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인 인부 박모 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8월 19일 조 씨와 동료 인부 2명이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사무실 내부를 수리하면서 벌어졌다.
이들은 화재로 타버린 사무실 내부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붙박이장을 뜯어내다 라면상자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나무 상자를 발견했다. 상자 안에는 시가 65억 원 상당의 금괴 130여 개가 담겨 있었다.
이들은 금괴를 두고 경찰에 신고할지 갈등을 겪다 결국 한 사람당 금괴 한 개씩만 꺼내 가진 뒤 나머지는 제자리에 그대로 두고 신고는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조 씨는 동거녀 A 씨와 함께 사무실에 몰래 잠입해 나머지 금괴 전부를 훔쳐 달아났다.
이 금괴들은 집주인 김모 씨의 죽은 남편이 은퇴 후 증권수익 등으로 모은 재산을 금괴로 바꿔 몰래 보관해온 것으로, 가족들은 금괴의 존재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따라서 조 씨의 범행은 완전범죄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조 씨가 A 씨와 헤어진 뒤 새로운 애인과 금괴를 들고 달아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조 씨가 달아나자 A 씨가 심부름센터 직원에게 조 씨를 찾아달라고 의뢰한 것이다. 의뢰를 받은 직원은 이 사실을 경찰에 제보했다.
경찰은 조 씨와 나머지 인부들, 금괴를 매입한 금은방 업주 등 총 7명을 검거했으며, 19억 원 상당의 금괴 40개와 현금 2억 2500만 원 등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에서 조 씨는 "훔친 금괴를 금은방에 처분해 생긴 현금을 지인에게 투자하거나 고급 외제차를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압수한 금괴와 현금을 피해자들에게 가환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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