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정 서울시향대표, 해임안 상정 전에 '자진사퇴'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향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견디기 어려웠다"
직원들에 대한 폭언과 성추행 혐의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가 29일 자진사퇴했다.
박현정 대표는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가 발생한 후 제가 대표직을 유지한 이유는 자리에 대한 미련 때문이 결코 아니었다”라면서 “상황이 진행되는 동안 내용이나 형식, 절차상 문제가 있었던 부분을 해명하고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자 함이었다”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오늘부로 저는 서울시향 대표이사 자리에서 사퇴하고자 한다. 그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힘들었던 마음은 묻고 떠나지만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서울시향의 방만 경영을 바로 잡기위해 노력을 해왔다고 밝히면서 공정하지 않은 일방적인 조사가 진행됐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저 개인의 명예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향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견디기 어려웠다”면서 “제가 잘못한 부분도 많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하지만 저도 여러 가지 왜곡과 마녀사냥식 비난으로 많이 다쳤고 공정치 못한 일방적 조사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서울시향이 앞으로 건전하고 투명한 조직으로 성숙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기원할 것”이라면서 “시향 이사회와 시의회에서도 좀더 많은 역할을 해주셔야 한다는 점도 말씀드린다. 여러분들도 이 순간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우리 서울시향이 어떤 식으로 개선·발전해 나가는지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서울대 교육학과, 하버드대 사회학과 석·박사 과정을 졸업했고 삼성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 삼성화재 고객관리 파트장, 삼성생명 경영기획그룹장·마케틴전략그룹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시향 대표로 내정될 당시에는 교향악단과 관련된 직무 경험이 전무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시향의 방만 경영, 정명훈 감독이 시향을 사조직처럼 운영해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박 대표는 “처음에는 방만하고 비효율적이고 나태한, 공사구분 없는 문화에 정말 놀랐고, 그런 문화에 익숙하던 분들과 조직을 체계화하려는 저의 목표와 갈등이 있었다”며 “지난 2년 가까이 직원들도 힘들었겠지만 저도 사조직처럼 운영되는 곳에서 시스템을 갖고 공조직처럼 만들어가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 23일 박현정 대표의 직원들에 대한 성희롱과 폭언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오는 30일 시향 이사회를 통해 박현정 대표 해임안이 상정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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