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6개월 숙식한 아프리카인, 이유가...
고국에서 입영 거부하고 한국 도착, 난민 신청 거부당해
송환 대기실에서 치킨버거에 콜라로 끼니 떼우며 버텨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인천공항에서 숙식한 아프리카인이 화제다.
8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1월 내전이 반복되는 고국에서 입영을 거부하고 도망치듯 떠나온 A 씨는 여객기를 세 번 갈아타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출입국 관리 당국에 난민 신청서를 냈지만, 당국은 난민 신청 사유가 부족하다며 A 씨의 입국을 허가하지 않았고 그를 태우고 온 항공사에 송환지시서를 보냈다.
그러나 A 씨는 항공사가 비용을 지불하는 송환 대기실(출국 대기실)에서 버티며 숙식을 해결하게 된다. 이대로 고국에 돌아가면 곧바로 구속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대기실에서 치킨버거와 콜라로 끼니를 때우며 꼼짝 않고 버틴 것이다.
환승구역 내 송환 대기실은 한 번 들어가면 출국 전까지 나올 수 없는 구금시설이나 다름 없었다.
A 씨는 환승구역 내 대기실에서 숙식하며 여럽게 변호사를 선임해 3건의 소송을 진행하기 시작한다. 그가 낸 소송은 △송환 대기실에서 나갈 수 있게 해달라는 인신보호 청구소송 △변호사를 접견할 수 있게 해달라는 헌법 소송 △정식으로 난민 심사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행정소송 등이다.
그러다 작년 4월 인천지법은 대기실 수용이 위법하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고, A 씨는 5개월만에 그제서야 환승구역으로 나갈 수 있게 됐다.
20여일이 지난 후 당국은 송환 대기실 내 난민 신청자의 변호인 접견권을 허가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 가처분이 나왔다.
또 올해 1월 난민 심사조차 받지 못하게 한 당국의 처분이 위법하다는 서울고법의 판결이 확정되면서 A 씨는 지난달 10일 인천공항에 도착한지 1년 3개월 만에 정식 난민 심사를 신청했다.
그간 A 씨를 도와온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일 변호사는 이와 관련 "세계 최고 공항의 이면을 드러낸 사건"이라며 "난민법 시행에 걸맞은 출입국관리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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