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은 '오세훈 바라기'? 언제는 전시행정이라더니...
DDP 세빛섬 서울둘레길 등 오세훈 사업 따라하기
"지지율 떨어지자 치적 세우기 혈안" 비판 목소리 솔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사업들을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하면서 날을 세웠던 박원순 서울 시장이 오 전 시장의 ‘전시행정’을 잇따라 계승하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
스스로 “아무 기억에 안 남는 시장으로 하겠다”고 말했던 박 시장은 오 전 시장의 대표적인 전시행정 사례로 비판했던 ‘세빛둥둥섬’을 부활시키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건설 원안 추진 등 ‘오 전 시장 따라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빛둥둥섬’의 부활과 DDP, 타요버스 등으로 ‘오 전 시장을 따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박 시장이 최근에는 서울둘레길과 광화문 광장 확장 문제로 또 다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 시장은 지난 20일 서울둘레길을 정식으로 개통시키면서 “서울둘레길은 서울의 전설이 될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둘레길 개통에 앞서 지난해 11월 사전 보도자료를 배포했을 당시, 둘레길 개통에 대해 “2011년 이래 4년만이다”라면서 온전한 자신의 업적인양 선전했다.
하지만 서울둘레길 사업은 오전 시장이 지난 2009년부터 추진했던 사업으로 오 전 시장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해당 사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지속적으로 밝혀 온 바 있다.
광화문 광장의 확대도 오 전시장 당시 추진됐다가 미뤄진 사안을 다시 박 시장이 끌어낸 것이다.
현재 서울시의 ‘국가 상징광장 조성안’에 따르면 경복궁에서 서울시청 방향으로 내려가는 하행 5차로가 제거되면서 광장이 확장된다. 이에 따라 광화문 광장 동쪽 도로는 상행 3차로, 하행 2차로로 조성된다.
광화문 확장 계획은 오 전 시장이 지난 2006년 광화문광장을 조성할 당시 초기 계획안에 포함돼 있었던 사안으로 교통 체증의 우려 때문에 폐기됐다. 이를 박 시장이 다시 꺼내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광화문 확장 계획안은 교통체증의 심화와 시위·집회의 난립 가능성으로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앞서 박 시장의 ‘오세훈 따라하기’ 논란은 타요버스 도입당시에도 제기된 바 있다. 오 전 시장은 시장 재직 시절인 지난 2008년 대중교통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기 위해 버스를 소재로한 애니매이션인 ‘꼬마버스 타요’를 제작한 바 있다.
당시 박 시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오 전 시장의 아이디어 착취’ 등의 비난에 대해 “누가 만들었든 먼저 응용하는 것이 장땡 아닌가요. 세상에 하고 많은 애니 캐릭터가 있으면 뭐 하나요”라며 “써 먹는 게 임자지요. 창조경제는 응용·융복합이 아닌가요”라고 반박한 바 있다.
또한 DDP를 오 전 시장의 대표적인 예산 낭비사례로 비판했던 박 시장은 취임 후 해당 시설을 컨벤션 기능을 대폭 축소하고 도서관 등 시민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시키겠다고 했으나 컨벤션 시설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해 다시금 오 전 시장의 계획을 다시 채택하는 모양새를 보이기도 했다.
오 전 시장의 대표적인 전시행정 사례로 비판했던 ‘세빛둥둥섬’도 ‘세빛섬’으로 이름을 바꿔 지난해 9월 전면 개장했다.
이와 관련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27일 ‘데일리안’에 “박 시장은 전시행정 사업을 배제하는 듯한 모습으로 당선됐는데 아무래도 이제는 다음 선거를 신경쓰면서 본인의 치적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본인 치적 등을 생각하면 ‘박원순 표’ 사업의 성과를 내야하기 때문에 정치권에 발을 들인 정치인의 모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도 “문재인 대표의 안보발언 등 우향우 행보처럼 박 시장도 오 전 시장의 사업 등을 따라하면서 우향우 행보를 보이는 것 같다”면서 “반 오세훈을 보고 박 시장을 찍었던 유권자들이 박 시장을 심판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공동대표는 "진보의 가치를 포기하고 본인의 지지자들을 배신하려고 하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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