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실험 위협하더니 대남선전엔 "민족공조" 외쳐
8.25합의 후 평화공세 투트랙 "한미동맹 이간질 시키려는 전형적인 의도"
북한이 연이틀간 장거리미사일 발사, 4차 핵실험을 시사하는 입장을 내놨지만 '우리민족끼리'라는 평화공세를 함께 벌이고 있어 북한의 의도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8.25 합의' 이후 '민족공조'를 유독 강조하면서 함께 미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15일 내놓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자력연구원 원장의 대답'을 통해서도 북한의 핵보유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때문이라고 억지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목함지뢰도발 정국 당시 원색적인 대남 비난을 쏟아내던 북한 대남선전매체의 기조가 '남북화합'과 '반미'로 선회한 셈이다.
지난 10일 비무장지대에서의 목함지뢰 폭발이 북한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나고 남한군 당국의 대북확성기 방송이 재개되자 북한은 “궤변”, “대북심리전 수단들을 초토화해버리기 위한 군사행동이 전면적으로 개시될 것”이라며 ‘말폭탄’을 늘어놓은 바 있다.
하지만 8.25합의 이후 북한은 민족 동질성·민족 협력을 강조하면서 미국을 비난, 대외 선전매체의 기조가 선회했다. 북한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종료됐지만 여전히 미국에 대한 비난은 진행 중이며 대남비난 강도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대남선전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15일 ‘불순한 흉심을 추구하는 통일외교 놀음’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민족협력을 강조하면서 미국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이날 우리민족끼리는 “외세에 의한 분열의 아픔을 뼈저리게 절감하는 것도 우리 민족이고 통일을 강렬히 요구하는 것도 우리 민족”이라면서 “우리 민족 내부 일을 외세에 맡기거나 그 해결을 위해 남을 찾아다닐 필요는 하나도 없다. 북과 남이 손을 잡으면 통일은 간단한 이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족도 하나, 언어도 하나인 북과 남이 소통하는데 영어통역원이 들어앉을 필요가 전혀 없는 것과 단순명백한 이치”라면서 “통일문제를 논의하고 마음과 힘을 합쳐야 할 대화상대방은 제쳐놓고 외세와 논의하겠다는 것은 주객을 전도한 얼빠진 짓”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8일 ‘한 형제이야기가 깨우쳐주는 것은’이라는 글을 통해서는 한 형제가 다툰 후 다시 화해하는 내용을 다루면서 “합의이행이라는 목표를 향해 의지와 지혜를 합쳐 관계개선의 물고를 터쳐야 하는 오늘의 현실은 누구나 한 형제이야기를 다시금 새겨보며 진정한 화합의 마음을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미국의 책동에 각성을 높여야한다’라는 글을 통해서는 “미국은 얼마 전 남조선에 탄저균을 무더기로 반입하고 그보다 10만배 더 강한 독성을 가진 무서운 생물무기까지 끌어들였다”면서 “이것은 (미국이) 아시아와 세계의 진보적인류를 대량살상무기로 멸살시키려는 미제의 야수적 본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남조선에 대한 미국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기 위한 투쟁을 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내외의 목소리가 그 어느때 보다 높아가고 있다”면서 “남조선 당국은 이에 귀를 기울이고 자주적인 입장에 돌아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민족끼리TV는 14일 탄저균을 다룬 남한의 한 방송을 인용해 미국을 비난하기도 했다.
12일에도 ‘외세와의 공조는 민족이익을 해치는 행위’라는 글을 통해 “남조선당국은 10월 예견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모처럼 마련된 북남관계개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면서 “동족은 외면하고 한사코 외세의 옷섶에 매달리는 것은 수치스러운 매국반역행위”라고 비난했다.
8.25합의 이후부터 ‘동족압살을 청탁하기 위한 구걸행각’, ‘우리 민족끼리의 힘으로 분렬의 장벽에 파렬구를 내야 한다’, ‘우리 민족끼리리념에 따라 대단합, 대단결을 이룩할 때’,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이룩하기 위한 선결조건’, ‘다시금 새겨보는 우리 민족끼리 이념의 정당성’ 등 민족공조를 강조하는 글이 수시로 올라오면서 ‘화해 국면’을 조성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데일리안’에 “민족공조를 강조하는 것은 한미 동맹을 이간질 시키려는 북한의 전형적인 의도”라면서 “또한 북한이 전술적으로 8.25합의 이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원장은 “현재 북한이 민족공조 및 반미로 대남선전을 하고 있는 것은 북한의 자연스러운 전략”이라면서 “현재는 (대남비난 강도가) 내리막길이지만 조만간 대남비난 강도 수위를 높이는 시기가 다시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