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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보육대란 D-2 "응답하라 정부·교육청"


입력 2016.01.18 18:34 수정 2016.01.18 18:36        하윤아 기자

사립유치원, 은행대출 허가 요청하며 발 동동…정부-교육청은 입장차 여전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교육부-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단 간담회'에서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 두번째)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인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왼쪽 세번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오른쪽 세번째) 등이 간담회장으로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유치원 보육대란이 한 치 앞으로 다가왔다. 통상 매달 20~25일경 교육청은 일선 유치원에 누리과정 지원금을 내려 보내는데, 일부 시·도교육청과 시·도의회가 어린이집 누리과정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마저 전액 삭감하면서 보육대란 현실화가 눈앞에 다가왔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 사립유치원 측은 당장의 보육대란을 피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 대출을 허가해달라고 시도교육청에 요청했다. 그러나 사립학교법과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등 관계 법령에 따라 교육기관으로 분류되는 유치원의 차입이 제한돼 있어 교육청이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서울지회 측 관계자는 18일 ‘데일리안’에 “일단은 워낙 긴급한 상황이라 교육청에 금융기관 대출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하고 법률적 문제가 없는지 검토를 부탁해달라고 한 상태”라며 “원안대로라면 대출이 안 되지만 예외적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서만 진행을 해달라고 요청을 한 것이고 교육청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교사 인건비 지급이 대부분 25일인데, 현재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서 당장 이번 달 급여가 안 나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다른 방도가 없는 상태라 최대한 교육청과 협의를 하는데, 이마저도 안 되면 20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예산 재편성을 요구하는 집회를 할 계획”이라고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단은 앞서 13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의 면담을 통해 금융기관 대출에 대한 사립유치원 측 요구사항을 전달했고, 당시 조 교육감으로부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 측은 법률 위반 소지가 있어 명확한 답변을 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경기도와 광주광역시에서도 사립유치원 측의 금융기관 대출 허가를 요청이 있었지만, 해당 지역 교육청 측은 법률적 문제로 대출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사립유치원 측으로부터) 요청은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유치원 측에서 오죽 답답하면 그런 안을 내놓았겠느냐마는 그러나 그것은 교육청 입장에서 차선책이다. 교육기관은 대출이 안 되는데 법을 어기면서 대출을 하라는 것은 최선이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유치원은 예산이 확보된 상태기 때문에 시의회에서 통과만 되면 바로 풀어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 이것에 더 중점적으로 힘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교육부-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인 장휘국 광주시교육감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이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교육부-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단 간담회'에서 이 부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정부-교육청 입장차 여전…합의점 또 다시 도출 못해 ‘비상등’

특히 사립유치원 측과 서울시교육청 측은 이날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간담회에서 누리과정 문제의 근본적 해법이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 부총리와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단은 각자의 입장만을 되풀이한 채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누리과정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었지만 결국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또 다시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실제 정부-교육청 간 입장차는 간담회에 앞선 양측의 모두발언에서부터 명확하게 드러났다.

이 부총리는 “시도교육청의 재정 상황에 대해서는 정부와 시도교육청 간 인식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생애 출발선에서 균등한 교육과 보육의 기회를 보장한다는 교육적 견지에서 시도교육감이 함께 노력해 달라”고 사실상 교육청의 예산 편성을 촉구했다.

이에 장휘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화장(광주시교육감)은 “누리과정 비용을 대통령령에서 교육감 소관의 특별회계로 부담하도록 한 것은 시행령이 법률을 위반하고 있는 것은 물론, 헌법에도 위반된다”며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법적으로 교육감의 책임이 아니며 현실적으로도 교육청 재원으로 편성할 수 없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로써 누리과정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서울, 경기 등 일부 지역 유치원들은 운영비 마련에 비상등이 켜졌다. 경기는 매달 20일, 서울은 매달 25일을 전후해 교육청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보육대란이 그야말로 목전에 와있는 상황이다.

이날 정부와 교육청 측은 향후 만남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오는 21일 부산에서 열리는 시도교육감협의회에 참석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재협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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