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때려 숨지게 한 40대 2심서 감형
큰 병원으로 옮기려는 가족들이 수술 지연 시킨 책임 있어
차량에 주차 비표를 붙이라고 요구한 경비원 A 씨(64)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의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6개월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제3부(부장판사 천대엽)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노모 씨(46)에 1심에서 선고된 징역 2년을 파기하고 1년 6개월의 징역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노 씨가 욕설을 해 A 씨를 자극했지만, 물리적 공격은 A 씨가 먼저 한 것으로 보인다”며 “노 씨가 일방적으로 A 씨를 공격한 게 아니라 서로 폭행을 주고 받는 싸움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1차 병원에서는 신속한 수술을 권유했으나 더 큰 병원을 원한 가족의 요구로 2차 병원에서 수술하기까지 13시간이 지났다”며 “A씨 사망의 도의적 책임을 전적으로 노씨에게만 묻는 것은 맞지 않다”고 알렸다.
노 씨의 폭행이 A 씨의 사망에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1차 병원에서 빠른 수술을 권했음에도 무시하고 가족들이 병원을 옮겨 수술을 지연시킨 책임도 있다는 판단이다.
앞서 노 씨는 지난 2015년 4월 경기 안양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민 차량을 확인하는 주차 비표를 붙이라고 요구하는 A 씨를 때리고 밀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평소에도 A 씨를 비롯한 경비원들이 수십여 차례에 걸쳐 노 씨에게 주차 비표를 붙여달라고 부탁했으나, 노 씨는 이를 무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노 씨가 A 씨의 뒷버리를 바닥에 부딪히게 해 사망에 이르게 했으나, 우발적 범행이었고 유족과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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