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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구의역 사고, 칭찬에 취해서..."


입력 2016.07.05 17:34 수정 2016.07.05 17:34        이선민 수습기자

대권 질문에는 모호한 범중언의 말 인용하면서 모호한 답변

대권 질문에는 모호한 범중언의 말 인용하면서 모호한 답변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민선 6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구의역 사고 이후 느낀 자괴감을 털어놓고 초심으로 돌아가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민선 6기취임 2주년 공동기자회견’에서 “구의역 김 군의 사고를 막지 못해 시장으로서 자괴감과 절망감이 들었다”며 “자만심에 빠졌던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시장의 임기를 직장인에 빗대어 5년 차쯤 자만하게 된다는 지적에 “어쩌면 제 상황을 그렇게 딱 꼬집으셨나. 실제로 제가 자만심에 빠졌던 적이 있다”라며 “지난 4, 5년간 정말 열심히 했다. 하지만 칭찬에 취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구의역 사고 때도 감수성이 떨어져 좀 더 예민하게 반응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이제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으니 겸손하게 초심으로 돌아가 정리할 기회가 남아 다행”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구의역 사고는 아직도 시민의 생명보다 효율을 중요하게 여기는 신자유주의적 가치가 우리 사회에 뿌리박혀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남은 임기 동안 경제민주화·노동존중도시 만들기 등을 통해 본질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용산가족공원 조성 방안에 대해 전면적으로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이 끝나는 2017년 말부터 2027년까지 약 243만 제곱미터의 용산공원부지에 미래창조과학부의 국립과학문화관 등 7개 부처가 제안한 시설을 들여놓겠다는 조성안을 발표했다. 이에 서울시는 정부부처의 '땅 나눠먹기'라며 반대 입장을 낸 바 있다.

박 시장은 “(용산 공원은) 1000년에 한 번 올 기회다. 민족의 공원으로 살려야 한다”며 “뉴욕 센트럴파크 못지않은 자연공원으로 만들고, 조선시대·일제강점기·미군정·대한민국을 거치며 남긴 역사 유물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에도 본래 약속대로 온전하고 신속하게 비울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며 “애초 약속과 달리 미군의 점유구역도 늘어나고 시간도 지체되고 있다. 빠른 조치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시장은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이 어김없이 이어지자 “서울시장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왜 자꾸 대권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서울시장으로 형편없지 않았다고 들려 고맙기도 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중국의 명재상인 범중엄의 말을 인용해 “천하가 고통 속에 있으면 앞서 걱정하고, 천하가 즐거워해야 비로소 내가 즐겁다는 말을 마음에 늘 새기고 있다”고 답하면서도 “시대적 절망을 서울시로부터 바꾸는 해법을 만들겠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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