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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뜬금포'에 새누리 반사이익?


입력 2016.11.15 18:51 수정 2016.11.15 19:01        고수정 기자

민주당 정국 주도권 '흔들'…새누리 일각서 동정여론 기대

정치 염증에 무당파 급증 예상…대선 1년 앞두고 악재 분석도

추미애(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독 행보가 야권 공조는 물론 리더십에도 상처를 입혔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상대 당의 악재를 정국 반전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조금씩 세어 나온다. 사진은 추 대표가 8월 29일 오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을 방문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악수를 하며 웃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당 정국 주도권 '흔들'…새누리 일각서 동정 여론 기대
정치 염증에 무당파 급증 예상…대선 1년 앞두고 악재 분석도

두 동강 위기에 처해있는 새누리당이 ‘추미애 불통 논란’으로 정국을 전환할 수 있을까.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독자행보가 야권 공조는 물론 리더십에도 상처를 입혔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상대 당의 악재를 정국 반전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조금씩 새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야 모두 ‘집토끼’를 잃는 양당 악재라고 분석한다.

추 대표는 14일 단독으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추진했다가 반발이 극심해지자 한나절 만에 취소했다. 당내에서 공식적인 논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탓이다. 또한 국민의당과 정의당과도 합의되지 않은 영수회담 추진에 야권 공조 파기의 경고음까지 울렸다. 하지만 추 대표가 영수회담을 취소하면서 일단 ‘해프닝’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민주당도 ‘박 대통령 퇴진 추진’을 당론으로 정하면서 다른 야당과 단일대오를 형성하게 된 모양새다.

하지만 추 대표의 대내외적 리더십에는 금이 갔다. 단독 행보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추 대표는 지난 9월 8일 보수 정당인 새누리당에서도 평가가 분분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하겠다는 ‘일방통행 식’ 결정을 내렸다가 반나절 만에 취소했다. 당시에도 추 대표는 당내 논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 독선적으로 당을 운영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추 대표는 이 때부터 계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친문(친문재인)계의 절대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추 대표가 독자행보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비주류 내에서 배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추 대표의 리더십 손상은 곧 정국 주도권에 대한 타격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당 대표의 리더십 논란이 지속될 경우 정부 및 여당과의 협상력도 흔들리며, 제1야당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이 경우 ‘최순실 게이트’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새누리당에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당내 일각에서 나온다. 동정 여론은 물론 야권에 넘겨준 정국 주도권을 되찾아 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본보에 “제1야당 대표가 갑자기 영수회담을 취소했다는 점은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점에서 동정 여론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야권의 전열 재정비도 불가피해 보임에 따라 여권에 반사이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단순히 정치인들 간의 만남도 아니고 명색이 대통령과 제1야당 당수 간 영수회담이 합의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몇 시간 만에 무산돼 버렸다”며 “추 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사실상 불신임을 받은 것인데 어떻게 제1야당을 이끌어 가겠는가”라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정가에서는 여야 대표 모두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었기 때문에 양측에게 ‘악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은 친박계와 비박계의 내홍이 점입가경이고, 민주당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잠잠했던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정치에 염증을 느낀 여야 지지층이 대거 무당층으로 이탈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지지층을 결집하기도 시간이 빠듯한 대선 1년 전에 지지층 이탈은 뼈아픈 대목이다. 특히 민주당은 ‘최순실 게이트’로 정당 지지율 1위를 하고 있어 그 타격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본보에 “무당층만 늘 것으로 보여 여야 모두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탈당 등 2선 후퇴가 약속되지 않는 이상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반전을 노릴 게 없다”고 분석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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