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기승일 때 아이들 야외활동 자제나 대체
“매뉴얼, 강제 조항 아냐” 판단 어린이집 원장몫
미세먼지 기승일 때 아이들 야외활동 자제나 대체
“매뉴얼, 강제 조항 아냐” 판단 어린이집 원장몫
추위가 주춤해지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9일 오전 11시 현재 미세먼지 농도는 경기남부·대전·충북·전북·대구·경북은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수도권·강원영서·세종·충남은 밤에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단은 대기정체로 국내 대기오염물질이 축적돼 중서부 및 일부 내륙지역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의 ‘어린이집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매뉴얼’이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17일 양천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미세먼지 나쁨 속에도 만 5세 아이들이 현장학습을 떠났다. 아이들은 서울시에서 지급한 미세먼지 마스크를 썼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서울시와 양천구청에서 전화 또는 문자로 실외활동 자제 안내를 했다고 말했다.
매뉴얼에 따르면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PM10 미세먼지 81 이상 또는 PM 2.5초미세먼지 51 이상 1시간 지속)하면 실외활동·수업을 자제하고 실내활동·수업으로 대체해야 한다.
또 고농도 미세먼지 주의보(PM10 미세먼지 150 이상 또는 PM 2.5초 미세먼지 90 이상 2시간 지속)가 내리면 실외 활동·수업을 단축 또는 금지하며 등·하원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
지난달 17일은 서울시가 출퇴근시간 대중교통 무료정책과 차량 2부제를 시행할 만큼 고동노 미세먼지가 심각했던 날이다. 서울 양천구의 미세먼지 농도는 오후 2시 121㎍/㎥까지 올라갔다. 미세먼지 121㎍/㎥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나쁨(81~150㎍/㎥)’이지만 WHO 기준으로는 ‘매우 나쁨(101㎍/㎥이상)’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보건복지부에서 어린이집에 환경부의 매뉴얼을 보내기는 하지만 강제성은 없다”며 “원장이나 보육교사가 판단해서 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제공하고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는 장소와 시간에 따라 계속 달라지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강제할 수는 없다”며 “각 어린이집의 원장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천구청 측은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면 서울시에서 각 어린이집 원장에게 문자를 보내고 구에서도 연락을 한다”며 “안내가 따로 나가지 않거나 별도 지침이 없어도 (미세먼지 농도에 따른 규제를)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그날 미세먼지가 150 이상이 아니라 미세먼지 100, 초미세먼지 88이라서 나쁨 단계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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