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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도매가격 폭락에도 소비자가격은 그대로?


입력 2020.02.05 14:27 수정 2020.02.05 14:25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도매가격 반토막났는데 “소비자는 체감 못해”…유통 폭리·특정부위 선호 영향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평균 도매가격은 kg당 2923원으로 평년 도매가의 약 30%를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돼지고기 1마리 가격은 19만원에 불과해 정부발표 생산비 32만원보다도 13만원 가량 낮은 가격으로, 돼지 생산농가는 ‘실질적 도산위기’라며 위기상황을 호소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제주를 제외한 평균 전국 도매시장의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등외 제외)은 kg당 2923원을 기록했다. 이는 평년가격(2015~2019년)인 4030원과 비교하면 27% 하락, 작년 1월 평균 가격인 3241원 대비 9.8% 하락한 가격이다.


이처럼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지난 연말부터 꾸준히 하락하는 데는 지난해 9월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돼 돼지고기 소비 심리가 경직되면서 비롯됐다.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국내 농가 발병은 없는 상황이며,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의 확진 사례가 전국 88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더해 경기침체로 인해 외식 소비가 둔화하는 상황 속에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인해 소비 감소세는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돼지고기 생산 농가에서는 “연말연시는 물론 설 명절 특수도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돈가가 지난 연말부터 꾸준히 하락해 도매가격이 반 토막 나는 폭락 수준에 이르렀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같은 도매가격 폭락에도 돼지고기의 소비자 가격에는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 1월 평균 소비자 가격을 살펴보면 삼겹살(국산 냉장)은 kg당 1만6900원으로 평년 평균 가격 1만8270원 대비 7.4%, 전년 평균 가격 1만7230원 대비 1.9% 소폭 하락에 그쳤을 뿐이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실제로 돼지농가가 판매하는 돼지고기 산지 도매가격과 소비자가격의 차이는 매년 증가했다. 2017년 4.5배였던 가격 차이는 매년 증가해 2020년 1월 기준 5.8배를 기록했다.


돼지고기 도매가격과 소비자가격 격차 추이,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돼지고기 도매가격과 소비자가격 격차 추이,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문제는 도매가격의 지속적 하락이 시중 음식점을 비롯해 대형마트, 정육점 등에서 돼지고기 최종소비자의 지불 비용은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되다보니 돼지고기 가격 폭락이 소비 증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소비자는 어려운 돼지 생산 농가의 실정에 대해 공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도매가격이 내려도 소비자가격에 반영하지 않는 유통업체들이 이익을 더 챙겨가거나 유독 삼겹살과 목살 등에 편중된 소비가 이들 부위의 소비자 가격이 도매가격과 상관없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태식 한돈협회장은 “연일 이어지는 돼지고기 도매가격 하락으로 인해 한돈 농가들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ASF 방역, 온·오프라인 가격인하 정책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는 부진하다.”며 “외식과 외출이 적을 때일수록 국민 밥상 주재료인 돼지고기 요리를 즐기고, 국민들이 나서서 한돈 소비를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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