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자녀 암매장 후 아동수당은 따로 챙긴 인면수심 20대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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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등지를 전전하며 갓난아이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살인 혐의 무죄 판결을 받은 20대 부부에게 검찰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중형을 구형했다.

23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26)와 아내 B씨(24·여)의 살인과 사체은닉 혐의 등에 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 징역 30년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B씨에게는 징역 8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2016년과 2019년 원주 한 모텔방에서 생후 5개월 된 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하고 생후 10개월 된 아들의 목을 엄지손가락으로 수십초 동안 눌러 숨지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B씨는 남편의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부부는 둘째 딸 사망 이후에도 3년간 모두 710만여원 상당의 양육비와 아동수당비를 챙기고, 숨진 자녀의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도 받는다.

이날 결심공판에서 검사는 "두 아이가 태어난 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렀다"며 "그리고는 친부모 손에 의해 차가운 땅에 아무런 표지 없이 암매장됐고, 살아남은 첫째는 한겨울에 반팔 차림으로 속옷도 없이 시설에 인계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의학적 증거와 현장검증 결과, 사건 전 학대 사실, 황씨의 충동조절장애 병력 등 객관적 증거에 피고인들의 상호 모순 없는 상세한 자백 진술을 종합하면 A씨의 살인죄와 B씨의 아동학대치사죄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앞서 1심 법원의 판단은 검찰과 달랐다. 1심 재판부는 이들 부부에게 살인 혐의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 B씨에게 적용된 아동학대치사의 경우 남편이 아이에게 행사한 물리력의 구체적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점 등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사체은닉과 아동학대, 아동유기ㆍ방임, 사회보장급여 부정수습, 사기 등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B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 부부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년 2월 3일 열린다.